[경제] 세계 중고의류 시장 5년새 2배로…가성비·친환경 소비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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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중고 의류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고물가 현상 가운데 가성비 소비를 선호하는 흐름과 탄소 배출 감축에 동참하려는 친환경 소비 트렌드가 겹쳐진 결과다.
4일 의류업계에 따르면 영국 매체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펴낸 ‘2025 세계대전망’을 통해 “올해 더 많은 젊은 소비자가 중고 의류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중고 의류 거래 플랫폼 스레드업에 따르면 세계 중고 의류 시장 규모는 2021년 1410억 달러(약 206조원)에서 올해 2640억 달러(386조원)로 2배 가까이 증가할 전망이다. 2028년엔 3500억 달러(511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스레드업 관계자는 “전체 의류 시장 대비 3배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원인은 경제적인 데 있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각국이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고 고물가 현상이 이어지자, 소비자들이 비싼 새 옷 대신 저렴한 중고품을 사고 있다는 이야기다.
환경 변수도 작용한다. 유엔(UN)에 따르면 의류가 생산→유통→폐기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는 세계 전체 탄소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소비자가 탄소 감축에 기여하기 위해 새 옷보다는 중고 의류를 구매한다는 풀이다. 또한 지난해부터 프랑스에서 수명이 짧은 ‘패스트 패션’ 제품에 환경 부담금을 부과하고 관련 광고를 금지하는 규제 도입을 추진하는 등의 움직임도 중고 의류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한국에 한정해 봐도 새 옷 대신 중고 의류를 택하는 흐름이 완연하다. 2020년부터 2027년까지 전체 의류 시장에서 중고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16.2%에서 24.3%로 늘어날 전망(시장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이다.
최근 국내에선 새 옷이든 헌 옷이든 옷 자체를 덜 사려는 조짐까지 감지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의복 소매판매(불변지수)는 3.3% 감소했다. 2020년 이후 4년 만에 ‘마이너스’다. 올해도 어둡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5년 국민 소비지출계획 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53.0%가 “2025년 소비 지출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답했고, 소비 감소 예상 품목 중 14.9%가 ‘의류·신발’이었다. 이어지는 내수 경기 침체 속에 지난해 12월 발생한 정국 불안으로 소비 심리가 위축한 결과 필수품이 아닌 의복 등에 대한 지출부터 줄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은정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갈수록 봄과 가을이 짧아지면서 간절기 옷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는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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