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관세 부과 유예...불확실성 불씨 남은 완성차 업계 "답은 현지 생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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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전면 관세 시행을 하루 앞두고 한 달간 전격적으로 유예키로 하면서 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한 숨 돌린 분위기다.

국내 완성차 업계에서는 기아와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와 현대트랜시스가 멕시코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 중이다. 기아는 지난해 멕시코 몬테레이 공장에서 생산한 준중형 세단 K4 12만대를 미국으로 수출했다. 기아 K4의 미국 판매가는 약 4000만원인데 여기에 25%의 관세가 적용되면 가격이 약 1000만원 상승하게 돼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우려가 컸다.

기아 관계자는 “통관과 관세 부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한 달간의 미국·멕시코 간 협의 내용에 맞춰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트럼프 2기 행정부 관세 정책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미국 현지 공장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기아의 2023년 미국 생산량은 61만 대다. 기아 멕시코 공장 생산량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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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모습. 사진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 시범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주 신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30만대 규모인 HMGMA는 최대 50만 대까지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 이 공장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뿐 아니라 내연기관차까지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현대차와 기아뿐 아니라 고급브랜드인 제네시스까지 전 차종 생산이 가능하다. 여기에 조지아주 기아 공장(연 35만대 생산), 앨라배마주 현대차 공장(연 33만대 생산)까지 합치면 미국에서만 연간 120만대를 생산할 수 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판매량이 170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물량 가운데 70% 정도가 현지 조달이 가능한 셈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지 생산 규모를 조기에 늘리면 멕시코 관세에 따른 피해를 조기에 해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자국내 일자리 확대라는 트럼프 행정부 요구를 충족하게 된다”며 “향후 한국산 차량에 대한 추가관세 우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 강화 뿐 아니라 공급망 재편도 염두해두고 있다. 관세 부가가 현실화 될 경우 멕시코에서 만든 차량을 캐나다, 남미, 유럽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성국 기아 기업설명(IR) 담당 전무는 지난달 24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멕시코에 수출 제재가 가해진다면 캐나다로 더 선적하든지 (멕시코 생산 물량의) 목적지를 바꿔야 할 것”이라며 “공급망관리(SCM)를 효율적으로 바꿔 (관세) 부담을 낮추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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