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법인 세우고 마트 입점하고...물 만난 K뷰티, 세계 1위 美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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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커머스를 기반으로 해외 공략에 나섰던 K뷰티가 세계 1위 시장인 미국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미국 뷰티 시장은 약 1200억 달러(약 156조원) 규모로 단일 국가 중 최대로 꼽힌다. 중소 화장품 브랜드부터 ‘K뷰티 인큐베이터’로 자리 잡은 CJ올리브영까지 미국 현지 오프라인 고객과 접점을 늘려가며 시장 확대에 공들이고 있다.
올리브영, 美 1호 매장 속도
CJ올리브영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LA)에 현지 법인 ‘CJ올리브영 USA’를 설립하고 오프라인 1호 매장을 준비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글로벌 K뷰티 1위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미국을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설명이다. 현재 올리브영은 전 세계 150여 개국을 대상으로 온라인몰(올리브영 글로벌몰)을 운영 중인데 매출의 상당 부분이 북미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미국 법인 설립과 함께 상품소싱, 마케팅, 물류시스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핵심 기능도 현지화하기로 했다. 오프라인 매장의 입지는 현재 여러 후보 부지를 보고 검토 중이다. 향후 CJ대한통운 미국 법인과 협업해 현지에서 상품을 직접 발송하는 물류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CJ올리브영 관계자는 “미국은 규모나 파급력 측면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글로벌몰을 통해 누적된 현지 데이터를 국내 성공 공식과 결합해 다양한 K뷰티 브랜드와 트렌드를 소개하는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美 대형마트 진출한 K뷰티
아마존 등 미국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급성장 중인 중소 K뷰티 브랜드들은 현지 멀티 브랜드 숍과 창고형 할인 매장으로 유통 채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 소재 유통업체인 언락드브랜드에 따르면 이달부터 미국의 대형마트 타깃의 1600여개 매장에서 조선미녀, 스킨천사, 라운드랩 등의 K뷰티 제품이 판매된다. 지난 2023년 타깃의 매출 약 1100억 달러(약 157조원) 중 뷰티·생필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0%에 이른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코스트코 현지 매장에 입성한 K뷰티 브랜드도 늘고 있다. 마녀공장, 스킨천사, 코스알엑스, 조선미녀, 헉슬리 등은 미국 코스트코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중이다. 미국의 올리브영인 세포라, 울타뷰티 등의 뷰티 플랫폼에서도 한국의 인디 화장품 브랜드를 만날 수 있다.
미국 유통업체가 K뷰티 입점에 적극적인 이유는 온라인을 통해 검증된 시장성 때문이다. 유로모니터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미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화장품 판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가운데 K뷰티 판매액은 79% 늘었다.
미국 이커머스 화장품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아마존의 경우 한국 제품의 성장이 더욱 두드러진다. 지난해 3분기 미국 아마존에서 판매된 기초 화장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 늘어났는데 이 기간 한국의 기초 화장품이 122% 매출 성장을 거두며 전체 화장품 시장의 성장을 견인했다. 홍희정 유로모니터 수석연구원은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신뢰할 수 있는 원료, 기능성과 효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과학적 근거와 성분을 강조한 한국 화장품이 차별성을 가지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시장 성장성 주목
K뷰티 업체들은 미국 현지 진출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서 큰 폭의 실적 향상을 기대하고 있다. 내수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어 해외 매출 성장이 유일한 돌파구로 꼽히고 있어서다.
이날 LG생활건강이 공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은 전년 대비 2.7% 증가한 6099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0.7% 감소한 434억원을 거뒀다. ‘더 후’ 리브랜딩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 회복에 성공했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북미, 유럽, 일본 등 유통 채널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화장품 시장은 규모 면에서 최대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레퍼런스 시장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며 “미국에서 시작된 한국의 인기가 유럽, 중동 등으로 확산하는 K뷰티 글로벌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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