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오픈AI 새 모델, 딥시크보다 2.7배 정확"…실리콘밸리의 반격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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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생성 인공지능(AI) 모델 딥시크의 등장으로 실리콘밸리에서도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딥시크가 추론형 모델인 r1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면서, 오픈소스 진영의 대장인 메타와 폐쇄형을 고집하던 오픈AI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슨일이야
오픈AI는 지난 3일 일본 도쿄에서 새로운 AI 검색·연구 도구인 ‘딥 리서치(Deep Research)’를 공개했다. AI가 연구 수준의 분석을 수행할 수 있도록 기능을 확장한 것이 특징. 눈에 띄는 점은 오픈AI가 처음으로 제미나이, 클로드 등 주요 모델 뿐 아니라 딥시크까지 포함한 성능 비교 데이터를 직접 공개했다는 것이다. 오픈AI가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현재 가장 어려운 AI 성능평가(벤치마크)로 불리는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딥 리서치는 정확도 26.6%로, 9.4%인 딥시크의 추론모델 r1에 비해 2.7배 높은 정답률을 보였다. 오픈AI가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IT 매체 테크 크런치는 “현재 많은 (실리콘밸리) AI 연구실에서 워룸(실시간 대응 상황실)을 운영하고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의 이유 있는 위기감
기술적으로 보면 딥시크 r1이 싼 값에 오픈AI의 추론 모델 o1과 유사한 성능을 보이는 건 맞지만, 최신 모델인 o3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다. 이번에 공개된 딥 리서치나 연구 중인 모델 성능을 고려하면, 아직 중국산 AI가 미국 선두 주자를 넘어서는 수준은 아닌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리콘밸리가 긴장하는 이유는 제조업이나 커머스에서 보여준 중국의 초저가 공세를 AI에서도 반복할 수 있어서다. 손해를 보면서 원가 이하로 제품을 팔고, 점유율을 늘린 뒤 패권을 장악하는 방식이다.
또 중국이 AI 인재와 자본을 군사력에 적극 활용할 우려도 있다. 의회, 시민사회 등 통제 장치가 없는 중국이 AI를 본격적으로 군비 경쟁에 활용한다면 통제하기 어려워진다는 우려다. 미국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블로그에 “AI 산업이 군사력과 결합한다면, 중국이 AI 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세계 무대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픈소스 생태계 키우는 中
딥시크의 모델이 오픈소스로 풀렸다는 점도 우려를 더한다. 저가에 오픈소스인 모델로 생태계를 빠르게 장악할 우려가 크기 때문. 오픈소스란 폐쇄형과 달리 소프트웨어 코드 등 AI 모델의 개발 정보를 일반에 공개하는 걸 뜻한다. 이미 선발주자 위주로 형성된 생태계에 뒤늦게 진입해도 더 많은 이용자를 확보해 세력을 빠르게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오픈AI, 구글 등 선발 주자에 비해 늦게 시작한 메타와 같은 후발 주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전략이다.
미국에 비해 후발주자에 속하는 중국도 컴퓨팅 자원 부족, 기술 부족 등 약점을 오픈소스로 극복하고 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지난해 8월 이미지와 비디오까지 처리할 수 있는 비전-언어 모델 큐웬(Qwen)2-VL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20분 이상 긴 비디오를 이해하고, 비디오 기반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한다. MIT테크놀로지스리뷰는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중국 기업들은 점점 더 오픈소스 원칙을 수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 창업자인 량원펑도 “오픈소스는 단순히 상업적 전략이 아니라 문화적인 선택”이라며 “오픈소스를 통해 더 많은 인재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희비 엇갈리는 메타와 오픈AI
실리콘밸리에선 딥시크 붐을 기회로 보는 측과 위기감을 더 심하게 느끼는 측으로 갈린다. 딥시크가 오픈소스 모델을 내놓으면서 메타의 입지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지만, 메타는 “오히려 기회”라는 입장이다. 딥시크의 성공이 오픈소스의 강점을 입증했다고 보기 때문. 하드웨어 효율성을 높이는 딥시크의 전략을 분석해 차기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얀 르쿤 메타 부사장은 자신의 엑스에 “‘중국이 AI 분야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는 것 보다 올바른 생각은 ‘오픈소스 모델이 폐쇄형 모델을 능가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썼다.
반면 딥시크의 기술적 혁신, 비용 효율성, 오픈소스 전략 등이 오픈AI의 기존 폐쇄형 모델 전략에 직접적인 타격을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딥시크는 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비용을 약 95% 절감하며, 오픈AI의 o1 모델과 유사한 성능을 훨씬 저렴하게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또 ‘오픈AI니까 추론형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시장 믿음을 딥시크가 깨면서, 오픈AI에겐 위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오픈AI가 추론형 모델을 통해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었는데, 딥시크가 추론형 모델을 오픈소스로 풀면서 앞으로 추론형 모델을 만들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맛집 옆에 비슷한 메뉴를 파는 식당이 생겼는데, 이 식당이 돌연 해당 맛집과 유사한 레시피 공개한 격이다.
오픈소스 모델의 영향력이 커지자, GPT-3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모델 정보를 공개하지 않던 오픈AI도 최근 일부 구형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서 열린 ‘AMA(Ask Me Anything)’에서 “오픈AI가 역사의 잘못된 편(폐쇄형)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오픈 소스 전략을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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