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공부 잘하고 싶은 ‘싸움천재’가 1등…OTT 휩쓰는 학원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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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공고 1학년생 윤가민(황민현)은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머리가 나쁘다. 꼴찌들이 모인 유성공고에서조차 전교 꼴등 수준인 성적으로 안타까움을 유발한다. 반면 싸움 실력은 전교 1등. 공부를 잘하기 위해 매일 새벽 체력 훈련을 한 덕분에 발차기, 쌍절곤 등 다양한 싸움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윤가민은 자신의 학업을 방해하는 무리들을 싸움으로 제압해 나간다.
20일까지 매주 목요일 새 에피소드를 공개 중인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스터디그룹’(10부작)의 주인공 이야기다. 동명의 원작 웹툰에 담긴 ‘강한 힘을 숨겨온 주인공이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위해 싸운다’라는 판타지적 설정을 영상에 그대로 옮겼다. 황민현은 tvN ‘환혼’의 귀공자 이미지를 벗고, 학원물로 첫 액션에 도전해 호평을 이끌었다. 드라마는 원작팬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오늘의 티빙 톱20’ 1위(4일 기준)에 올랐고, 티빙 주간 유료가입기여자수에서도 1위를 차지해 신규 이용자들의 유입을 이끌었다.
학교를 배경으로 한 ‘학원물’이 요즘 OTT(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드라마의 대세로 떠올랐다. 티빙이 지난해 2월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10부작 스릴러 ‘피라미드 게임’은 여고 학생들이 투표를 통해 왕따 가해자, 피해자 그리고 방관자를 정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드라마였다. 티빙에서 올해 공개 예정인 또 다른 학원물 ‘러닝메이트’는 모범생이 차기 학생회장 선거에 나가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10대들의 정치 드라마’다.
최근 OTT 학원물의 흐름은 KBS2 ‘학교’ 시리즈(1998~2021)·‘공부의 신’(2010), MBC ‘사춘기’(1993~1996)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제작된 전통 청소년 드라마와는 확연히 다르다. 싸움을 특출나게 잘한다거나, 집안과 똑똑한 두뇌 등 모든 걸 다 가진 10대 주인공 등 설정부터 비현실적이다. 여기에 선생님이나 부모님의 개입이 거의 없고, 주인공들이 대부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간다.
성인의 역할이 축소되어 있다 보니 또래 간 폭력이나 폭언 수위도 상당한 편. 교훈보다는 공감, 개연성보다는 재미를 내세운다. 무대는 학교지만 OTT 주요 이용층인 2030을 겨냥한 ‘19금 드라마’도 상당수다. TV보다 연출의 제약이 덜한 OTT와 만나 판타지, 오락성이 부각되는 것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OTT 등장 후 학원물이 하나의 장르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면서 “지금의 학원물은 웹소설, 웹툰의 성장과 함께 발전하며 영향을 받아온 만큼 비현실적이지만 재미있고 젊은 세대의 공감 요소를 자극할 수 있는 설정을 내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10일부터 방영되는 U+ tv 드라마 ‘선의의 경쟁’은 살벌한 입시경쟁을 스릴러로 풀어낸다. 혜리가 상위 1%가 모인 채화여고에서도 0.1%의 자리를 놓치지 않는 천재 여고생 유제이 역할을 맡았다. 웨이브에서 방영했던 ‘약한영웅’은 넷플릭스로 넘어가 시즌2를 제작한다. 군 복무 후 돌아온 서강준은 오는 21일 MBC와 웨이브에서 첫 방송하는 ‘언더커버 하이스쿨’에서 교복을 입은 국정원 에이스 요원 정해성 역을 연기한다. 대놓고 학원물은 아니지만, 수사 드라마 안에 학교 이야기를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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