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쇼트트랙 박지원 “하얼빈서 태극기 휘날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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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다관왕에 도전하는 쇼트트랙 박지원.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하얼빈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말했다.

8년을 기다린 겨울아시안게임이 개막 팡파르를 울린다. 2025 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이 7~14일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과 야부리 일대에서 열린다.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던 하얼빈에서 빙상 경기를, 동남쪽으로 200㎞ 정도 떨어진 야부리에서 설상 경기를 각각 진행한다. 2017년 삿포로 이후 대회 유치에 나선 도시가 없어 미뤄지다가 코로나 팬데믹까지 터져 이번에야 열리게 됐다.

이번 대회는 내년 2월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겨울올림픽 1년 전 열리는 전초전 의미가 있다. 아시아 겨울스포츠 강국 한국은 지난 대회에서 금메달 16개로 종합 2위에 올랐다. 우승은 금메달 27개의 개최국 일본이 차지했고, 금메달 12개의 중국이 3위였다. 이번에도 금메달 64개를 놓고 한·중·일 삼국이 치열하게 경쟁한다. 한국은 역시 쇼트트랙에 큰 기대를 건다. 이번 대회 쇼트트랙에는 모두 9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한국의 ‘효자 종목’ 쇼트트랙을 이끄는 ‘효자 선수’는 자타공인 종목 일인자 박지원(29·서울시청)이다. 박지원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모든 준비는 끝냈다. 더 해야 한다는 아쉬움이 없을 정도로 운동해서인지 몸과 마음 모두 가볍다”며 “얼마 전 영화 ‘하얼빈’을 봤다. 안중근 의사의 고뇌와 희생을 보면서 울컥하는 감정이 들었다. 역사적 의미가 깊은 하얼빈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변화무쌍한 아웃코스 돌파를 주 무기로 지난 2년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최우수선수상(크리스털 글로브)을 독식했다. 올 시즌도 월드투어 3차 대회 남자 1500m 금메달 등을 따내며 최우수선수상 레이스에서도 2위를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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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겨울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4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에서 현지 적응 훈련 중인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 세계랭킹 1위를 의미하는 ‘숫자 1’이 새겨진 특별 제작 헬멧을 착용한 에이스 박지원(맨 앞)이 선두에서 동료들의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뉴스1]

ISU 주관 대회에서는 독보적 위상을 자랑해온 박지원이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등 종합대회에선 대회를 앞두고 부상에 발목 잡혀 좀처럼 메달과 연을 맺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남달랐던 이유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보면서 여러 감정이 교차했다”며 “아픔의 시간을 겪으며 자신이 더욱 단단해짐을 느꼈다. 평정심을 길렀다고 할까. 마침내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남자 쇼트트랙은 박지원과 중국의 린샤오쥔(29·한국명 임효준), 헝가리에서 중국으로 국적을 바꾼 샨도르류(30)와 사오앙 류(27) 형제가 정상 자리를 다툴 전망이다. 특히나 세 경쟁자 모두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라는 점에서 만만치 않은 경쟁을 예고한다. 박지원은 “선수 기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본다. 경기력과 관련된 내 준비도 끝났다. 다만 정신력 측면에서 희비가 엇갈릴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지원은 지난 3일부터 현지 적응 훈련을 시작했다. 쇼트트랙은 대회 개막 당일인 7일 예선이, 8~9일 결선이 각각 펼쳐진다. 다관왕을 노리는 그는 “가장 일찍 시작하는 혼성 2000m 계주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 종목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면 뒤이은 경기에서도 만족스러운 결실이 뒤따라 올 거라 믿는다”며 “올 시즌 월드투어에서 원하는 만큼 금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하얼빈에선 최대한 많은 금메달을 따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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