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5세에 4억 쥐는데 안해요? 13월의 월급, 여기 투자해라 [연금술사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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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랩 & 미래에셋증권 공동기획

100세 시대. 축복인가, 저주인가?
건강하든, 그렇지 않든 장수하는 시대가 되면서 노후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실제 은퇴하는 나이는 63세가 채 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은 만 65세부터 받을 수 있으니 적어도 수년간은 ‘연금의 크레바스(crevasse, 깊은 틈)’를 버텨야 합니다.
반면에 한국인의 눈높이는 높아졌습니다. 설문조사를 해보니 은퇴 후에도 한 달에 336만원(본인과 배우자 기준)은 있어야 그럭저럭 살 것 같다고 합니다. 매달 이 정도로 쓰려면 부동산(집)을 빼고 금융자산만 10억원은 있어야 합니다. 당장 내 집 마련, 사교육비, 부모 부양비 등 들어갈 곳이 천지인데 ‘돈 모으기’가 가능할까 싶습니다.

이에 중앙일보 머니랩은 연금 적립금 증권업계 1위(약 42조원)인 미래에셋증권과 함께 ‘손안의 연금 가이드북’을 제공합니다. 당장 목돈 마련이 급해 연금 가입을 미루는 2030세대부터 돈을 빼서 써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는 5060세대까지 모두의 ‘노후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도록 총 12회에 걸쳐 ▶내 상황에 맞게 따라 할 수 있는 연금 투자법 ▶최신 연금 트렌드 ▶미국 주식 등 해외 자산 배분 전략도 담았습니다. 잘 읽고 실천한다면 지금의 작은 투자가 훗날 당신에게 보내는 최고의 선물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매년 16.5% 수익이 난다고? 당신이 당장 연금 시작할 이유 [연금술사①] 
건보료 폭탄? 뭘 몰라 하는 말…상위 10% 꽂힌 연금펀드 전략 [연금술사②]
‘투자 MBTI’만 알려주면 돼, 알고리즘이 픽한 개인연금 [연금술사③]

“연금 투자는 ‘시간을 녹이는’ 투자법이에요. 투자금을 10년 이상은 굴려야지 어느정도 노후를 대비할 수 있습니다. 실천만 한다면 효과는 엄청나요. 연금저축 만기인 만 55세에 부동산 빼고 금융자산만 4억원 정도를 가진 사람이 대한민국에 몇 명이나 될까요?”

오기찬(39) 작가는 “노후에 돈이 안 필요한 사람은 없다. 20대든 50대든 연령에 상관없이 지금 당장 연금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근무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그는 2017년 연금에 투자하기 시작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그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어,『지금 당장 연금투자를 시작하라』는 책까지 썼다. 현재 KOTRA 해외진출상담센터 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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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연금투자를 시작하라』를 출간한 오기찬 작가. 장진영 기자

2014년 1월, 연말정산 결과를 받아든 오기찬씨의 미간에 주름이 깊어졌다. ‘13월의 월급’이 아닌 ‘13월의 폭탄’이 된 것. 당시 직장생활 4년 차라서 연봉이 크게 높은 것도 아니고, 여기저기 돈 들어갈 곳에 꽤 많이 썼다고 생각했지만 결과는 ‘뱉어 내라’였다. 2013년 세법 개정으로 직장인에게 소득공제를 해주던 항목들이 세액공제로 바뀌었고, 몇몇 세액공제 항목이 없어져 추가로 세금을 납부하게 된 것이었다.

결과가 이렇게 되고 보니 연말정산 결과에서 ‘공제 금액 = 0원’이던 ‘연금계좌’ 항목에 관심이 생겼다. ‘연금계좌가 뭐길래 세금을 깎아주는 거지?’ ‘세금 깎아준다고 자산을 불릴 수 있나? 해볼까, 말까 고민이 됐다.

“처음 연금계좌를 만들 땐 ‘연금계좌로 투자는 하지 말고 그냥 차곡차곡 저축만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투자하고 싶은 연금상품이 전혀 없었거든요. 2014년엔 연금계좌 세액공제액이 연 700만원이었는데, 사실 그것만 따져도 수익률로 계산하면 13% 정도나 됐거든요.”

사실 오씨는 직장 초년생 시절이던 20대 후반에 월급을 받아 적금도 넣고 펀드 투자도 했다. 하지만 3년 동안 평균 수익률은 4% 안팎으로 당시 1년짜리 은행 적금보다 못했다. 특히 러시아 모스크바무역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무역관 근무 경험을 살려 러시아 펀드에 투자했지만 모두 큰 손해만 봤다.
2016년 엔비디아·애플·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기술주에도 투자했지만 이번엔 ‘너무 오른 것 같다’고 판단해 일찍 판 게 문제였다.

연금계좌에 돈을 쌓아오기만 하던 그는 본격적으로 자산운용을 하기 시작했다. 비교적 안정적이면서도 수익을 올릴 수 있는 ETF 상품을 활용해 자산을 배분하는 투자를 선택했다. 오 작가는 “노후가 달린 연금 투자는 안정성이 중요한 만큼 자산을 적절히 배분하는 투자법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연금계좌로 10억원 정도는 배당주에 투자하고 2억원 정도는 자산배분 투자를 하고 있는데, 배당주 수익이 점점 하락하고 있어 자산배분 투자로 옮겨갈 계획”이라고 했다.

용어사전자산배분 투자

자산배분 투자는 주식·채권·현금·부동산 등 여러 자산 종류의 투자상품에 비중을 나눠 투자하는 전략이다. 각 자산군이 서로 다른 위험과 수익 특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투자 위험을 줄이면서도 장기적인 수익 추구를 목표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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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연금투자를 시작하라』를 출간한 오기찬 작가. 장진영 기자

초보자는 굳이 연금투자를 해야 되나 의심부터 든다.  
한국에선 이미 다른 선진국들처럼 저성장·저이율(低利率)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어떤 자산에 투자하든 결국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연 4~8%의 복리수익은 그다지 매력적인 수익률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그 정도도 충분하다. 정부는 초고령사회를 맞아 ‘개인이 연금에 장기투자 하면 어떤 형태로든 세제 혜택을 주겠다’는 기조인데, 세금이 늘어나는 흐름 속에 연금 투자는 수익 면에서도 꽤 괜찮은 제도가 됐다. 과거엔 ‘하면 좋다’는 생각이었는데, 이젠 ‘꼭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왜 연금 투자를 망설일까.
먼저 연금저축(연금저축펀드·연금저축보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인형퇴직연금(IRP) 등 세제 혜택 계좌가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알아도 돈 들어갈 데가 많다 보니 돈을 장기간 묶어두는 데 부담을 느낀다. 연금저축·IRP는 만 55세까지 목돈이 묶인다. 또 한국 사람들은 대부분 ‘고수익 추구형’이다. 연금 투자 수익률이 만족스럽지 않은 거다.
연금 투자는 몇 월에 하면 좋나.
일 년 중 언제 하든 상관없지만, 납입금을 넣는 시기는 정해 두는 걸 추천한다. 매월 일정 금액씩 납입할 수도 있고, 1년에 한두 번 큰돈을 넣을 수도 있다. 직장인들은 조만간 연말정산 환급금을 받게 될텐데, 아직 연금 투자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그 돈을 밑천으로 삼길 권한다. 내년 연말정산에서 돌려받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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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오기찬 작가는 “사회 초년생은 돈이 없어서 못하고, 45세 이상은 수익률이 낮다며 연금 투자를 안 하는데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연령대별 투자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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