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관세전쟁은 新아편전쟁" 펜타닐 놓고, 시진핑 못미더운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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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전쟁은 ‘신(新) 아편전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상대로 '관세 폭탄'을 던진 배경을 두고 이코노미스트는 2일(현지시간) 이런 분석을 내놨다. 이들 국가들이 트럼프가 벌이는 '펜타닐과의 전쟁'에서 핵심 상대국인 만큼 가장 먼저 관세로 옥죘다는 것이다
실제로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25% 전면 관세’가 시행 전날인 3일 한달간 전격 유예된 배경에는 이들 나라가 불법 마약 유입 근절책을 마련한 것이 유효했다는 평가다. 이미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가 발효됐지만, 중국 측이 추후 관세 협상 과정에서 관련 조치를 내놓을 지도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는 캐나다와 멕시코를 거쳐 유입되는 펜타닐 원료 제조국으로 중국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가 캐나다·멕시코·중국을 상대로 시작한 전쟁은 또 다른 전쟁, 즉 마약에 대한 격렬한 비난으로 얽혀 있다”며 “특히 트럼프의 가장 선동적인 주장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를 ‘아편전쟁’으로 표현했다. 펜타닐을 놓고 벌어지는 미·중 갈등을 19세기 영국이 청나라를 상대로 일으킨 아편전쟁에 비유한 것이다.
미국에서 펜타닐 과다 복용은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힌다.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은 ‘오피오이드(아편성 진통제)’의 일종으로 중독성이 헤로인보다 50배 이상 강력하다. 미 질병통제센터(CDC)가 지난해 3월 내놓은 분석에 따르면 2023년 미국에서 마약 과다 복용으로 죽은 약 11만 명 가운데 펜타닐 등 합성 오피오이드로 사망한 경우가 7만5000명에 달했다.
미 정부는 중국이 펜타닐의 주요 원료인 ‘전구체(precursors)’ 약품을 생산하고, 이를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이 펜타닐로 제조해 미국으로 밀수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측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게 트럼프의 문제 인식이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달 21일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지난달 17일)를 언급하며 “나는 그와 합의를 했었다. 그는 (펜타닐 사범에게) 사형을 내려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인 지난 2017년 10월 ‘오피오이드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이듬해 12월 시 주석과 회담에서 펜타닐 규제 강화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19년 5월부터 모든 형태의 펜타닐을 금지했고, 같은 해 11월엔 미·중 수사기관 공조로 중국에서 펜타닐을 제조해 미국으로 불법 수출한 일당 9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당시 중국 법원은 주범에게 사형, 공범 2명에게는 무기징역, 나머지 6명에 대해서는 징역형을 선고했다. 마약사범에 대해선 줄줄이 사형을 집행하는 중국이지만, 이들에 대한 사형은 미집행 상태다. 트럼프는 이런 상황과 함께 추가적인 적발 노력이 이어지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까지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최선의 노력을 하더라도 문제는 빠르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펜타닐 성분의 판매를 제한하면 제조업체는 다른 적법한 화학물질을 신속하게 생산할 수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또 “중국에서 단속을 강화하면 인도 등으로 (마약 산업이) 옮겨갈 것”이라며 “지정학적 시각으로 보면 독(毒)은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가 1기 때부터 펜타닐 문제에 강경하게 대응한 배경에 개인사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평생 술·담배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그의 형 프레드 트럼프 주니어가 알코올 중독으로 1981년 42세의 나이로 사망한 것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실제로 트럼프는 2016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도 죽은 형처럼 적당히 술을 마시지 못하는 유전자가 있을지 모른다는 게 무섭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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