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새만금 신항 원포트? 투포트?…관할권 다툼 속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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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시·군 방문으로 4일 군산을 찾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가 이날 오후 군산시청 대강당에서 군산시민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도정 방향에 대해 특강하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

내년 1단계 개항…군산·김제 갈등 

새만금 신항이 배도 뜨기 전에 내홍에 휩싸였다. 신항 운영 방식을 두고 전북 군산시와 김제시가 각각 군산항과 통합된 하나의 항구(원포트), 독립된 2개 항구(투포트)를 주장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면서다. 새만금 신항은 공항·철도와 함께 새만금 개발 사업의 핵심 인프라로, 정부가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 해운·물류 거점으로 삼기 위해 2009년 첫 삽을 떴다.

5일 전북특별자치도 등에 따르면 해양수산부는 국비 등 3조698억원을 들여 2040년까지 새만금 2호 방조제(신시도 배수갑문~비안도) 전면 해상(총 면적 약 5.49㎢)에 5만t급 2척 등 대형 선박 36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부두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인공섬 형태의 9선석(배가 부두에 정박할 수 있도록 만든 접안 시설)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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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와 강임준 군산시장, 문승우 전북자치도의회 의장 등이 4일 군산시청 대강당에서 군산시민 500여명과 함께 '2026 하계 올림픽 전북 유치'를 염원하는 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전북특별자치도

2040년까지 3조 투입…9선석 건설
새만금 신항은 2026년 2선석 개항을 1차 목표로 건설 중이지만, 신항 운영 방식이 어떻게 결정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군산시는 기존 군산항과 새만금 신항을 통합 관리하는 ‘원포트(One-Port)’ 체계를 주장한다. 기존 항만과 연계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새만금 신항을 군산항의 확장 개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김제시는 새만금 신항을 독립적인 신규 항만으로 지정하는 ‘투포트(Two-Port)’ 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별도 관할권을 설정해 김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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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지난해 4월 13일 전북 군산시 새만금 신항만 개발 현장을 방문해 사업 추진 현황 등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동서도로도 관할권 다툼 

게다가 두 지자체는 신항만 방파제(3.5㎞)뿐 아니라 새만금 동서도로에 대해서도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2020년 11월 완공된 동서도로는 새만금 방조제 중간 지점(2호 방조제)에 들어서는 신항만부터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가 시작되는 김제시 진봉면까지 16.5㎞를 잇는 왕복 4차선 국도다.

동서도로와 신항만 방파제 관련 관할권 분쟁은 2022년 12월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되면서 불거졌다. 하지만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해 두 시설 모두 행정 구역이 정해지지 않았다. 지번(地番)도 없다. 지번은 토지의 일정한 구획을 표시한 번호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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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군산시의회 새만금특별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4일 오후 군산시청 앞 광장에서 전북자치도를 향해 "새만금 신항 무역항 지정 자문위원회 회의 결과를 즉각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거짓말” “이상한 사람”…김관영, 군산시의원과 설전

양측의 갈등은 지난 4일 군산시청에서 열린 도민과의 대화에서도 드러났다. 연초 시·군 방문으로 이날 고향을 찾은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는 김영일 군산시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김 의원이 “전북자치도가 새만금 신항 운영에 대한 자문위원회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군산시민을 기만하는 것”이라며 “거짓말하면 안 된다”고 하자 김 지사는 “무슨 거짓말을 하냐. 이상한 사람이네”라고 맞섰다.

김 지사는 이날 “새만금 관할권 문제로 군산시와 김제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전북자치도가 특정 의견을 밝히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해수부의 중앙항만정책심의위원회가 열리지 않았는데 자문위 결과를 공개하면 두 지역 간 대립이 더욱 격화될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김 지사는 “(새만금 신항이) 훗날 (관할권) 분쟁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원포트·투포트가 군산시와 김제시의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어 무역항 지정을 위한 중앙항만정책심의회가 개시되면 시기에 맞춰 자문위원회 결과를 보내겠다”고 여지를 뒀다.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 '10년 법적 다툼'
새만금 개발 사업은 군산·김제·부안 앞바다에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33.9㎞)를 쌓아 서울 여의도(2.9㎢) 면적의 140배인 409㎢(토지 291㎢와 담수호 118㎢)를 새로 만드는 '단군 이래 최대 국책 사업'이다. 2010년 4월 준공된 새만금 방조제를 두고서도 10년 법적 다툼 끝에 관할권 분쟁이 일단락됐다. 2021년 1월 대법원 판결로 1호(4.7㎞) 구간은 부안군, 2호(9.9㎞) 구간은 김제시, 3·4·5호(19.3㎞) 구간은 군산시에 각각 귀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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