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북극이 아프자, 한국 삼한사온 깨졌다…주말까지 체감 -20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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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에서 내려온 냉기가 한반도를 점령하면서 한파의 기세가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는 체감 영하 20도에 이르는 강추위가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5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11.8도로 평년보다 7도가량 낮았다. 서울 중구의 경우 체감온도가 -21.9도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한낮에도 서울의 기온이 -3.7도를 기록하는 등 전국 대부분이 영하권에 머물렀다.
3일부터 시작된 한파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과 일부 남부지방에는 사흘째 한파주의보 또는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당분간 기온이 평년보다 3~10도가량 낮아 강추위가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이번 한파는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의 경우 6일과 7일은 -12도, 8일은 -11도 등 -10도를 밑도는 추위가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7일부터 바람이 다시 강해지면서 수도권의 체감온도가 -20도 안팎까지 떨어지겠고, 경기 북부는 -22도를 기록하는 곳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추위는 주말을 지나면서 풀리기 시작하겠고 11일이 돼서야 평년 기온을 회복할 전망이다.
눈 소식도 있다. 5일부터 6일 오전까지는 전북 서해안과 제주를 중심으로 최대 10㎝의 눈이 더 내려 쌓이겠고, 충남 서해안에도 3~8㎝ 적설이 예상된다. 6일 오후부터는 전국으로 눈이 확대될 전망이다. 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7일까지 1~5㎝, 경기 남부는 3~8㎝의 눈이 내릴 것으로 보인다.
삼한사온 깨뜨린 북극 한파
겨울철에는 보통 ‘삼한사온’이라고 불리는 추위 패턴이 나타난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확장하면 사흘간 강한 추위가 찾아오고 이후 고기압이 수축하면 나흘간 상대적으로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는 식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극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면서 추위의 주기가 더 길어지거나,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기상청이 이날 발표한 1월 기후 특성 분석 결과를 보면 절기상 소한(小寒·5일)이 속한 둘째 주에는 강력한 한파가 나타난 반면, 대한(大寒·20일)이 속한 넷째 주는 기온이 크게 오르면서 이상고온 현상이 5일이나 이어졌다.
이렇게 냉탕과 온탕을 오간 건 북극진동의 영향이 컸다. 북극진동은 북극을 도는 찬 공기 소용돌이가 강해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하는 현상이다. 소용돌이가 강한 ‘양의 북극진동’ 상태일 때에는 북극 주변을 도는 빠른 바람인 제트기류도 강해 북극 찬 공기가 빠져나오지 못한다. 반대로 ‘음의 북극진동’이 되면 제트기류가 구불구불하게 흐르면서 북극의 찬 공기가 중위도까지 내려와 한반도에 한파를 불러온다.
북극 온난화로 극단적 추위 올 수도
이번 한파의 경우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가 편서풍을 따라 동쪽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한반도에 머물면서 장기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태평양을 중심으로 기압능(기압이 능선처럼 솟아오른 부분)이 형성되면서 동서 공기 흐름을 더디게 하는 ‘블로킹’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 온난화가 한반도에 혹독한 한파를 불러오는 원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북극의 공기 흐름을 무너뜨리면서 냉기류를 가두지 못하고 내려보낸다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C3S) 관측 결과, 지난 2일(현지시각) 기준 북극의 기온은 평년보다 20도 이상 높았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올해 들어 한기가 예년보다 더 남쪽까지 내려오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북극이 뜨거워질수록 남북의 온도 차이가 줄어들면서 제트기류는 약해지고 블로킹 현상은 강해지기 때문에 한기가 내려오는 지역에 극단적인 추위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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