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말 바루기] ‘만두속’을 넣어 빚은 만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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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 빠뜨리면 서운한 음식으로 단연 떡국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설을 쇠어서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는 관용적 표현으로 ‘떡국을 먹다’라고 할 정도로, 한국인이라면 해가 바뀌면 한 번쯤은 떡국을 먹고 지나간다.
떡국에는 떡과 고명뿐 아니라 만두를 넣기도 하는데, 지난가을에 담근 김장김치를 고기, 두부 등과 함께 다져 넣어 빚은 만두는 떡국의 맛을 더한다. “고기, 두부, 김치, 숙주나물 등을 다져 넣어 만두속을 만들었다”와 같이 만두 속에 넣는 재료를 일컬어 ‘만두속’이라고 쓰는 사람이 많다. 만두의 속에 들어가는 재료를 뜻하는 것이니 당연히 ‘만두’에 ‘속’이 붙어 ‘만두속’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진 거라고 생각해서인 듯하다.
그러나 ‘만두속’은 사전에 등재돼 있지 않은 단어로, ‘만두소’가 바른 표현이다. ‘소’는 송편이나 만두 등을 만들 때 맛을 내기 위해 익히기 전 속에 넣는 여러 가지 재료를 말한다.
많은 이가 ‘소’라는 단어의 존재 자체를 잘 몰라 ‘소’가 붙은 단어를 낯설어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김장할 때 무·파·마늘·젓갈 등을 버무려 배추 속에 넣는 양념을 이를 때도 ‘김칫속’이라 쓰곤 한다. 이 역시 ‘김치’에 양념을 의미하는 ‘소’가 붙은 합성어이므로 ‘김칫소’라고 해야 바른 표현이 된다. 송편이나 개피떡 등 떡 속에 넣는 콩, 밤, 깨 등의 재료를 이르는 ‘떡소’, 찐빵 등에 들어가는 팥을 으깬 재료인 ‘팥소’라는 단어도 있다.
정리하자면 만두소, 김칫소, 떡소, 팥소 등 안에 넣는 재료는 ‘속’이 아닌 ‘소’로 쓴다고 기억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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