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미국 관세에 5연타 반격했지만…“천둥소리만 요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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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 조치에 대한 중국의 반격에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이 나오고 있다. 최대 15% 추가관세의 발효 시점을 오는 10일로 늦춰 사실상 미국에 협상을 요청한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다. “천둥소리만 요란하지 내리는 비는 적다”(대만 연합보)는 비아냥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중국은 미국의 10% 추가관세 조치 발효 직후 반격을 시작했다. 먼저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SAMR)은 구글이 중국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며 조사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이어 미국산 원유·석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총 80개 품목에 대해 10~15% 추가관세를 오는 10일부터 부과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하기로 했다. 미 의류기업 PVH 그룹 등을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리스트에 추가하고, 텅스텐 등 희소광물에 대한 수출 통제도 발표했다. 이른바 ‘5연타’로 불린 중국의 반격이었다.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 미국 빅테크를 정조준해 추가 조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구글과 엔비디아에 대한 반(反)독점 조사를 재개하고, 미 반도체업체 인텔에 대한 새로운 조사도 착수할 조짐이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애플의 앱 수수료 정책 등에 대해서도 반독점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공산당의 입’을 자처하는 후시진 전 환구시보 총편집은 자신의 SNS에 이런 중국식 반격을 강조하면서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중국의 맷집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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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외신들은 중국이 전날 발표한 조치를 잘 조율된 ‘허장성세’로 파악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미국의) 더 높은 관세를 억제하기 위한 상징적인 제스처”라고 꼬집었다. 영국 리서치 회사인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에번스 프리처드 중국경제팀장은 “중국의 보복이 약 200억 달러(약 29조원) 상당의 수입품만을 대상으로 하는 반면, 트럼프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는 4500억 달러(약 652조원) 상당의 중국 상품에 부과될 것”이라며 “미국에 모종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신중하게 고려된 것”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중국 내에서도 협상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5일자 사설에서 “신중하게 선별된 대응 목록은 중·미 경제 관계 전반을 해치지 않도록 한 맞춤형”이라며 “대응조치가 발효되기까지 6일이 걸릴 것을 고려하면, 무역전쟁의 무모한 확대를 피하기 위한 탈출구를 협상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고 했다.

양국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 통화를 타협의 장으로 활용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연합보는 “트럼프는 베이징이 양보했다는 명분을 얻고, 시진핑은 중국 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관세가 다시 부과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면 미·중이 각자 필요한 것을 얻으면서 관세 전쟁이 소규모로 끝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5일 중국 당국은 미·중 정상 간 대화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린젠(林劍) 외교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가 급하지 않다는 발언에 대한 논평으로 “관련 보도에 주의한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추가관세가 아닌 평등과 상호존중의 대화”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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