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성전환자, 여성 스포츠 출전금지’ 행정명령 서명
-
1회 연결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국 내 성전환자(트랜스젠더)들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다양한 나잇대의 여성 선수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 같은 내용의 ‘남성의 여성 스포츠 참여 배제(Keeping Men Out of Women’s Sport)’ 로 명명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랜스젠더는 태어났을 때 남성으로 분류됐지만, 여성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행정명령은 이들의 여성 경기 출전을 허용한 각급 학교에 모든 연방 지원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부터 트랜스젠더 보호 조치를 폐지하고, 여성 스포츠에서 트랜스 여성들을 배제하겠다고 공언해왔다. 그는 트랜스젠더 운동선수가 경쟁자들보다 불공평한 이점을 누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20일 취임 당일 취임사에서도 자신의 행정부에서 성별은 남성과 여성 2개뿐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트럼프는 이날 서명에 앞서 행한 연설에서 “오늘 내가 한 조처로 세금으로 지원을 받는 모든 학교는 남자를 여성 스포츠팀에 참여시키거나 (여성) 라커룸을 침범하도록 하면 ‘타이틀 9’ 위반으로 조사를 받고 연방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틀 9’는 연방 기금을 받는 학교 및 기타 교육 프로그램에서 성차별을 금지하는 연방법으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1972년 서명했다.
그동안 행정명령 서명식은 대부분 집무실에서 이뤄졌으나, 이날은 다양한 여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됐다. 서명 후에는 행정명령 서명에 사용한 펜을 이들에게 나눠주며 환호와 박수를 받았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우리는 여성 운동선수들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보호하고 남성들이 여성과 소녀들을 폭행하며 다치게 하고 속이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며 “이제부터 여성 스포츠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다”고 선언했다.
이날 집권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를 비롯해 거의 모든 분야에서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지에 나서고 있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급진 좌파는 생물학적 성의 개념 자체를 없애고, 전투적인 트랜스젠더 이데올로기로 대체하기 위해 전면적 캠페인을 벌여왔다”고 지적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로스앤젤레스(LA)에서 2028년 열리는 하계 올림픽과 관련, “내 행정부는 LA에서 남자들이 여자 선수를 때리고 폭행하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며 성전환선수 입국불허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크리스틴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며 “놈 장관은 미국에 들어오기 위해 여성 선수라고 속이는 남자 선수들의 비자 신청을 거부하는 것을 매우 잘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 하원은 지난달 14일 트랜스 여성의 여성 스포츠 출전을 금지하는 ‘스포츠 여성과 소녀 보호법’을 가결했다. 다만 공화당은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할 정도의 의석(60석)은 확보하지 못해 처리를 장담할 수는 없다.
현재 미국에는 성전환자 여학생 및 여성의 스포츠 참가를 전면 금지하는 27개 주가 있고, 성전환자의 권리를 옹호하는 14개 주에선 여성 스포츠 포함을 의무화하는 상반된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