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명령'에 美육사 한국계 클럽 불똥…구글도 채용안 바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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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 결정으로 한국계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 생도들이 활동해온 사교클럽도 문을 닫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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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14일 (현지시간 )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 열린 2010학년도 입학식에서 신입생도들이 행진하고 있다. 중앙포토

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채드 포스터 웨스트포인트 부교장은 전날 서한을 통해 “대통령 행정명령과 국방부 및 육군 지침에 따라 사관생도들이 참여하던 성별·인종·민족 관련 일부 클럽을 해산하라”고 명령했다. 한국계 생도 모임인 ‘한미관계 세미나’를 포함해 ‘일본 포럼 클럽’, ‘아시아태평양 포럼 클럽’, ‘베트남계 미국인 생도 협회’, ‘라틴 문화 클럽’, ‘미국 원주민 유산 포럼’, ‘전국 흑인 엔지니어 협회’, ‘여성 엔지니어 협회’ 등 12개가 포함됐다.

신문은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내 DEI 관련 모든 프로그램 종료를 명령하고, ‘미군 전투력 회복’ 차원에서 군과 국방부 내 인종 및 성별 중시 정책을 없애는 청사진을 제시한 이후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DEI는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차별 받고 정치적으로 대표성이 부족한 여성, 소수 인종 등을 보호한다는 취지의 정책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은 이를 백인과 남성에 대한 역차별이라고 주장해왔다.

포스터 부교장의 서한에는 “100개가 넘는 모든 과외활동 동아리와 사교클럽 활동이 대통령의 행정명령과 국방부·육군부 지침에 부합되는지 확인하라”는 내용도 담겼다. 1802년 개교한 웨스트포인트가 생도들의 사교클럽을 정책적으로 폐지하고 나선 것은 초유의 현상이다. WP는 “웨스트포인트가 오랫동안 다양성 있는 학생 단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이들 단체의 가입 경쟁은 치열했다”고 설명했다.

빅테크도 잇달아 ‘트럼프 코드’ 맞추기

이런 움직임은 미국 내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은 ‘마이너리티(인종·성별 소수자)’ 출신을 더 많이 채용하는 목표를 폐지하고, 사내 DEI 프로그램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DEI 정책 폐기에 호응하는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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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구글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더 이상 인력 구성의 다양성을 개선하기 위한 채용 목표를 설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2020년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2025년까지 ‘과소대표 집단(underrepresented groups)’ 출신의 임원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흑인이나 라틴계, 여성 등 소수자 집단의 고위직 비율을 늘리겠다는 것이었다. 구글의 ‘2024년 다양성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내 직원 중 흑인은 5.7%, 라틴계는 7.5%다. 4년 전엔 각각 3.7%와 5.9%였다

앞서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모회사 메타도 지난달 다양성 정책을 감독하는 팀을 해체하고 여성과 소수자를 채용 목표를 중단했다. 당시 메타는 직원들에게 “미국의 DEI 노력을 둘러싼 법적 및 정책적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도 지난해 12월 홈페이지에서 “DEI는 비즈니스에 이롭다”는 문구를 삭제하며 일부 다양성 정책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직원들에게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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