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팩플] "외부 AI 협업도 검토”…매출 10조 돌파한 네이버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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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2024년 연간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며 매출 10조 원 시대를 열었다.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가운데 최초다.진은 이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모습. 뉴스1

네이버가 국내 인터넷 플랫폼 기업 중 처음으로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인공지능(AI) 경쟁이 모델 성능에서 서비스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면서, 자체 AI 모델 개발에 주력해온 네이버도 외부 모델과 협업 가능성을 내비쳤다. 7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하는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네이버의 AI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무슨일이야

네이버는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이 10조 73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1%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영업이익은 1조 9793억원으로 같은 기간 32.9% 증가했다. 서치플랫폼(검색, 광고)과 커머스 사업이 쌍끌이로 전체 성장을 견인했다. 커머스 부문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14.8% 성장한 2조 9230억원이었다.

고무적인 것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신규 가입자 증가추세다. 지난해 11월 멤버십 혜택에 넷플릭스 이용권이 추가되면서 일평균 신규 가입자 수가 기존 대비 1.5배 늘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신규 가입자 중 30~40대 유입이 60% 이상”이라며 “이들은 객단가, 주문 건수 등이 타 연령대비 높다. 향후 충성도 높은 고객층으로 전환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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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2025 키워드, 온서비스 AI와 중동

올해 네이버는 본격적으로 ‘온서비스 AI’(모든 서비스에 AI 적용) 전략에 집중한다. AI 기술을 고도화해 검색, 콘텐트, 커머스 등에  적용하고, 새 기회를 창출하는 게 목표다. 그간 쌓아온 AI 기술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기존 사업에 잘 녹이는지가 관건이다. 일단 상반기 중 기존 키워드 검색과는 다른 방식의 ‘AI 브리핑’ 기능을 도입한다. 이용자 검색 의도를 파악해 정보를 요약 제공하는 서비스로, 구글의 ‘AI 오버뷰’와 유사한 형태가 될 전망이다. 정답이 명확한 검색 결과부터 적용하고 추후 다른 분야까지 확대한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AI 검색기능인 오버뷰를 도입한 구글도 기존 검색 광고와 유사한 수준으로 수익을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며 “네이버도 AI 브리핑 도입 이후 이윤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강조해온 소버린 AI(각 국가가 자체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자주적인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 전략에도 일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최수연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 등 외부의 다양한 거대언어모델(LLM)과 협업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를 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서비스 경쟁이 더 본격화할 것이고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AI 업계의 흐름이 AI 모델 성능 경쟁에서 ‘어떤 AI를 활용해서 어떻게 서비스를 할 것인가’로 옮겨가는 트렌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과거 ‘누가 초고속인지’ 경쟁하던 인터넷 시장이 이젠 다양한 서비스를 놓고 경쟁하듯 AI 시장도 그 과정에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는 고도화하되, 해외 서비스와 협업도 열린 관점에서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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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희 디자이너

최근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산 AI만큼의 성능을 구현해 화제를 모은 중국 딥시크에 대해선 최수연 대표는 “후발주자가 선도업체를 상대적으로 적은 규모의 투자로도 추격 가능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하이퍼클로바X는 선두 업체와 기술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멀티모달이나 추론 능력 등 성능 강화에 전념하고 있다. 다양한 비용 효율화 방안도 지속해서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며 “자체 모델을 유지하는 것이 다른 LLM을 도입할 때도 상대적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네이버의 또 한가지 중요한 키워드는 중동 비즈니스다. 지금까진 네이버는 서비스를 처음부터 투자해 만들어가는 방식(라인, 네이버웹툰)과 현지 회사를 사서 들어가는 방식(포시마크) 등 두가지 형태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해왔다. 중동 비즈니스는 기술을 수출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와 다른 형태다. 네이버는 최근 중동 거점 법인인 ‘네이버 아라비아’ 설립 인가 절차를 완료했다. 2023년 사우디 정부에서 수주한 디지털 트윈 구축 사업을 시작으로 AI 등 다양한 분야로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아라비아는 중동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기술 수출을 이뤄갈 거점이 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돌아온 이해진, 한번 더 뛰는 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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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왼쪽)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오른쪽)가 지난해 6월 만난 모습. 네이버 인스타그램

이날 네이버는 주주총회 공시를 통해 이해진 GIO 사내이사 선임과 최수연 대표 재신임 안건 상정을 알렸다. 다음달 26일 주총에서 의결되면 이 GIO는 7년만에 이사회로 복귀하게 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 체제 하에 꾸려진 젊은 리더십이 AI 개발 경쟁 등 당면한 현안에 더 속도감 있게 대처하도록 이끄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GIO는 지난해 사우디 데이터인공지능청(SDAIA)과 AI 분야 협력을 위한 협약을 맺을 때도 모습을 드러내며 소버린 AI의 중요성에 힘을 싣기도 했다. 소버린 AI 전략과 빅테크 LLM과 협업 사이, 네이버의 AI 비즈니스 전반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데 이 GIO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더중앙플러스 :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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