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당선 뒤 매출 확 줄었는데 환호…美 총기업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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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 이후 현지 총기 업계의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 총기 권리 옹호자인 트럼프의 복귀로 총기 규제 완화에 대한 확신이 커지면서 구매에 대한 긴박감이 줄어든 탓이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트럼프 1기 때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 그래서 총기 산업계에선 "트럼프 슬럼프 2.0"이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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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16일(현지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반달리아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의 선거 유세에서 "신, 총, 트럼프", "하나님은 나의 구세주, 트럼프는 나의 대통령"이라고 적힌 모자가 판매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총기 제조사 스미스앤드웨슨(Smith & Wesson)의 마크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신문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줄어든 데다, 총기 규제에 대한 공포도 사라져 구매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이런 분위기에 대해 설명했다. 이 회사의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0~1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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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에 트럼프 대선 후보가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열린 버틀러 팜 쇼에서 유세 중 총상을 입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현상은 트럼프 1기가 출범한 2016년에도 나타났었다. 당시 총기 제조업체들은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예상하고 생산량을 늘렸다. '공격용 무기 금지법' 재도입 등과 같은 규제가 시행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수요가 급감해 일부 업체는 도산했다. 이 현상을 업계는 ‘트럼프 슬럼프’라고 일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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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25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데스 플레인스에 있는 Maxon Shooter's Supplies에 판매용 총이 전시되어 있다. AP=연합뉴스

경험 덕분이었을까. 이번엔 업체들이 선거 전 생산량을 대폭 늘리지 않아 비교적 안정적인 시장이 유지됐다. NSSF의 로렌스 킨 수석 부사장은 “시장이 이전보다 더 나은 상태”라며 “소비자 수요가 다소 줄었지만, 현재 재고 수준은 2017년보다 훨씬 더 안정적인 상태”라고 말했다.

“침체하겠지만, 낙관적인 분위기”

총기 업계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낙관적인 분위기다. 지난달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총기 박람회(SHOT Show)'에 참석했던 총기 업계를 대변하는 조 카반 변호사는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미국의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었다”며 “물론 업계가 다소 침체할 것이란 사실도 알고 있지만, 감수할 수 있다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박람회에 참석한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도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최근 트럼프 주니어는 이탈리아에서 유럽연합 조류 보호법과 이탈리아 야생동물 보호법에 따라 보호종으로 지정된 황오리를 총으로 불법 사냥한 혐의로 형사 고발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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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지난해 10월 23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툼스톤 전술 총기 판매점에서 엽총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총기 판매업자들은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헌법적 권리를 빼앗기지 않는 것에 안도하고 있다. 신제품 개발과 관련한 정책 변화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총기 규제 조치도 빠르게 철회될 조짐이다. 트럼프는 지난해 2월 전미총기협회 행사장을 찾아 "재집권할 경우, 총기 규제를 모두 철회하겠"다고 공약했다. 대선 과정에서도 이런 의지를 밝히며 총기 단체들의 지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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