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건강한 가족] 혈뇨·거품뇨·심한 부종 있다면 '사구체신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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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김진숙 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 

전문의 칼럼 김진숙 경희대학교병원 신장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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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콩팥)은 혈액 속 노폐물을 배출하고 전해질 농도를 조절하며, 빈혈과 혈압 조절 등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신체 기관이다. 신장의 핵심 필터 역할을 하는 사구체는 양쪽 신장에 200만 개 정도 존재하는데, 노폐물을 걸러내는 동시에 혈액이나 단백질과 같은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은 통과하지 못하게 한다.

신장 사구체에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 반응 또는 잘못된 자가면역 반응으로 염증이 생기면 본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이를 사구체신염이라고 한다. 사구체가 손상되면 혈액과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혈뇨와 단백뇨가 발생한다.

사구체신염은 종류가 수십가지에 달하며, 증상도 다양하다. 특별한 증상이 없이 소변 검사에서 혈뇨나 가벼운 단백뇨가 발견되기도 하고 거품뇨, 심한 부종, 육안으로 보이는 혈뇨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급속히 진행되면 소변량 감소, 호흡곤란, 고혈압 등이 나타난다.

시기 놓치면 만성 콩팥병 진행

사구체신염은 크게 일차성 사구체신염과 이차성 사구체신염으로 구분된다. 일차성 사구체신염은 주로 면역 조절 장애에 의해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아직 모든 발병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관련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이차성 사구체신염은 당뇨, 고혈압, 감염, 자가면역 질환, 혈관염, 유전 질환 등과 같은 전신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구체신염은 질환의 형태에 따라 치료 방법, 경과 등이 달라져 신장 조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치료는 발생 원인과 질병의 중증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단백뇨 감소를 위한 항고혈압약제 사용을 기본으로 면역억제제와 생물학적 제제 등 맞춤 약물이 사용된다. 이미 콩팥 손상이 많이 진행됐다면 손상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연관된 합병증을 조절하는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방치하면 만성 콩팥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진다. 사구체가 혈액을 걸러내는 혈액의 양인 사구체 여과율이 1분당 15㏄ 이하로 떨어지는 말기 콩팥병 단계에 이르면 투석, 신장 이식 같은 신대체요법을 고려해야 한다. 사구체신염의 조기 발견·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간단한 혈액·소변 검사로 발견 가능

사구체신염은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 검사만으로도 발견된다. 앞서 언급된 증상이 나타난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특히 이차성 사구체신염을 유발할 수 있는 전신성 기저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 연 1~2회 정기적인 혈액 및 소변 검사를 받는 것이 권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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