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중하던 우원식, 尹 최종변론 이후 개헌 드라이브…"논의는 충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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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422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개의를 선언하고 있다. 뉴스1

우원식 국회의장이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최종 변론기일 직후 헌법 개정 드라이브에 시동을 건다. 우 의장 측 핵심 관계자는 10일 “우 의장이 다시 개헌 드라이브를 거는 시점은 오래 남지 않았다”며 “탄핵 심판 추가 변론이 잡히지 않는다면 13일 최종변론 후에 우 의장이 개헌 관련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지난해 12월 19일 외신 기자회견에서 “개헌 필요성은 있다. 나는 원래 개헌론자”라며 강력한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최근엔 언급을 자제했다. 이 관계자는 “12·3 계엄 사태가 수습도 안 됐는데 개헌 메시지를 내는 건 오해를 살 수도 있고, 동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어서 지금까지 신중모드였던 것”이라며 “다만 탄핵 심판 선고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우 의장은 13일 이후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여야에 개헌특별위원회 출범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시민사회계 등 국회 바깥에서 분출하는 개헌 요구를 받아 안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우 의장은 지난해 11월 의장 직속 국민 미래 개헌 자문위원회를 출범하고 개헌안을 준비해왔다. 국회사무처 등으로부터 개헌에 성공하기 위한 방안 등을 보고받기도 했다.

의장실 관계자는 “개헌 논의는 이미 충분하다. 핵심은 여야 양당 수뇌의 의지”라고 말했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가결된다. 여 또는 야 한쪽의 의지만으론 통과가 어렵다. 우 의장이 추진할 국회 차원의 개헌특위도 여야 합의로 출범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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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회복과 성장'을 주제로 제422회 국회(임시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개헌 타이밍 보는 중”

국민의힘은 이미 주호영 국회부의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자체 개헌특위를 발족했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상대적으로 개헌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날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도 개헌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권력구조 개편 방안뿐 아니라 새로운 시대적 변화에 걸맞은 개헌은 필요하다”는 수준의 일반론적 입장만 냈다.

이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이 대표도 개헌이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개헌을 추진한다면 구체적인 결과물을 내야 하는데 어떤 시점을 정해서 추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타이밍을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탄핵 심판 후 대선까지 60일 뿐이어서 시간이 부족하다고 보는 것 같지만 상황은 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윤 대통령 탄핵 사태가 한 달 남짓이면 지나갈 테니 그 이후 진정성을 갖고 여야가 개헌안을 논의하면 된다”며 “대선 국면에서 각 당이 개헌안을 공약으로 걸고, 새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야권 의석이 190석이 넘기 때문에 국민의힘 의원 10명 남짓만 동의할 수 있는 개헌안을 만들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 의장은 대선 이후로 미루면 개헌이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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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회부의장이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다시 법치주의를 소환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 헌법재판소의 역할 국회 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당 자체 개헌안을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지만 민주당은 이를 “탄핵 국면 회피하려는 정략적 시도”(조 대변인)라고 의심한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과 고리를 유지하는 데다 개헌을 무기로 이 대표를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 의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우 의장이 여야 핵심인사들과 개헌 추진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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