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불법이민 추방 정책에…교황 "나쁜 결말 맞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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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1일(현지시간) 미국 가톨릭 주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규모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
교황은 교황청 공보실이 공개한 이 서한에서 모든 불법 이민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하며 “모든 인간의 동등한 존엄성이라는 진실이 아니라 힘에 기반한 조처를 하는 것은 처음부터 잘못된 것이며, 결국 나쁜 결말을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취임 당일부터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에 나선 가운데 교황은 이를 “미국의 중대한 위기”라고 규정했다.
그는 “나는 가톨릭교회의 모든 신자에게 이민자와 난민 형제자매들을 차별하고 불필요한 고통을 초래하는 주장에 굴복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날인 지난달 19일에도 이탈리아 방송사 노베와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불법 이민자 추방 계획을 추진한다면 수치가 될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는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날 이민자들의 권리를 적극적으로 옹호해온 에드워드 바이젠버거 주교를 새로운 디트로이트 대교구장에 임명했다. 바이젠버거는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논란이 된 남부 국경 이민가족분리정책에 참여한 국경 순찰대원들은 성찬식 참석을 거부당할 수 있다고 말한 인물이다.
교황은 지난달에는 트럼프 1기 행정부를 비판하고 이민자들의 인권을 옹호한 로버트 맥엘로이 추기경을 워싱턴DC의 차기 대주교로 임명했다.
미국 가톨릭 주교회의는 지난달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단속을 “심각한 문제”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하고 엄격한 이민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
교황은 2016년 멕시코 순방에서 돌아오는 길에 당시 미국 공화당 경선 후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공약과 관련, “다리를 만들지 않고 벽만 세우려고 하는 사람은 그 사람이 어디에 있건 간에 기독교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7년에는 교황청이 트럼프 당시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 “우리는 서로 다른 문화를 잇는 다리를 만들어야지, 벽을 세워서는 안 된다”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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