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선생님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두렵다. 이제 아이들을 어디에 맡겨야 하나.”

9세·8세 남매를 키우는 김모(35)씨는 대전 초등생 살인 사건에서 받은 충격에 대해 11일 이렇게 말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회 부회장을 맡은 그는 “엄마들 ‘단톡방’이 난리가 났다. 주변에도 저런 교사가 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퍼졌다”고 전했다.

이날 학부모들은 숨진 김하늘(7)양을 애도하면서 학교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에서 초등 2학년 자녀를 키우는 김모(42)씨는 “부모들은 똑같이 참담한 마음일 것이다.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는 범죄”라고 안타까워했다.

특히 학교 돌봄을 이용 중인 맞벌이 부부 등은 하루빨리 안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학부모는 맘카페에 “(학교가) 아이에게 별 관심이 없고 교사는 정규수업이 끝나면 아이 소재를 잘 알지 못한다. 교문엔 나이 든 경비(학교 보안관)만 있을 뿐”이라며 “경비 없는 쇼핑몰보다 못하다”고 했다.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는 보호자 동행 귀가를 원칙으로 하나, 실제론 아이마다 귀가 시간이 다르고 인력이 부족해 부모로부터 사전 동의서를 받고 자율 귀가하는 경우가 많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엔 “학교에 CCTV 설치를 확대하자” “안전 인력을 더 배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초3 아들 엄마 김혜정(40)씨는 “그동안 그렇게까지 하나 싶어 ‘도청 앱’(자녀 보호 애플리케이션)을 쓰지 않았는데 대전 사건을 듣고 당장 아이 휴대전화에 깔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