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中 맹추격에 '애플+알리바바' 연합...삼성, AI폰으로 방어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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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20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애플스토어에서 시민들이 이날 출시된 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 16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애플이 중국 내 인공지능(AI) 파트너로 정보기술(IT) 공룡 기업 알리바바를 택했다. 중국 시장에서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던 애플이 알리바바와 손을 잡고 AI폰을 내세워 소비자 공략에 나서겠단 전략이다. 프리미엄폰은 애플에, 저가폰은 중국 업체에 밀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입지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애플은 알리바바와 공동개발한 AI 기능을 아이폰 등 자사 기기에 탑재하기 위해 중국 규제 당국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애플은 지난해 중국 최대 포털 검색 업체인 바이두를 AI 파트너사로 선정했지만, 바이두의 기술이 애플의 AI모델인 ‘애플 인텔리전스’를 구동하기에 충분하지 않자 파트너를 바꾼 것이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최신 AI 모델 ‘큐원(Qwen) 2.5 맥스’를 공개하며 딥시크 V3, 메타의 라마 3.1을 능가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자국 내 스마트폰에는 자국 AI 모델을 탑재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애플이 AI 파트너를 찾아 헤매는 이유다. 삼성전자도 바이두·메이투 등 중국 현지 AI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 애플은 이번에 딥시크의 AI 모델도 검토했지만, 대규모 고객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인력과 경험이 부족해 최종 선정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알리바바를 선택한 건 이용자들의 쇼핑과 결제 습관 등 방대한 전자상거래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AI 모델을 훈련하고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中 시장 고전에도 애플, 글로벌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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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알리바바와의 협력으로 애플이 중국 내 입지를 다시 확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해 4분기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가 전년 대비 11% 감소한 원인으로 애플 인텔리전스를 출시하지 못한 점이 꼽히기 때문이다.

애플이 AI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경우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 흔들릴 수 있다. 애플은 중국 시장 부진에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에서 만큼은 압도적 1위였던 삼성전자는 최근 위용을 잃은 모습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점유율’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비중은 2019년 20%에서 2024년 18.4%까지 하락했다. 반면 애플은 2019년 13%에서 시작해 2024년 18.3%로 성장, 삼성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 절반이 애플 

매출액 기준 점유율로 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액 점유율이 2019년 36%에서 지난해 47%로 상승할 동안 삼성전자는 동기간 18%에서 16%로 줄었다. MZ 세대의 아이폰 충성도가 굳건한 데다 중국·인도 등이 경제성장을 하며 새로운 고객으로 등장한 영향이다.

여기에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공세도 매섭다.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액 점유율에서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한 자릿수지만 샤오미(6%), 오포(6%), 비보(5%)를 합치면 17%로 삼성전자(16%)를 넘어선다. 과거 가성비 모델 중심이던 중국 업체들은 이제 속속 AI 기능을 탑재한 프리미엄폰까지 선보이며 삼성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중국에서 애플은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지만 삼성전자는 탄탄한 고객층이 없다”라며 “AI폰에서만큼은 기술적으로 월등히 앞서있다는 걸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기를 깨고 반등했다.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매출액과 출하량이 각각 전년 대비 5%, 4% 성장하면서 2년간 이어졌던 하락세를 벗어났다. 삼성전자로서는 증가한 스마트폰 수요에 대응해 AI폰을 내세워 점유율 확대를 꾀할 수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 증가세는 AI 적용과 함께 소비자들의 스마트폰 교체 수요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올해 역시 온디바이스 AI 기능이 확대됨에 따라 AI 스마트폰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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