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YP엔터테인먼트가 스트레이 키즈 이후 7년만에 론칭한 7인조 보이그룹 킥플립. [사진 JYP]

올해 JYP, SM을 비롯한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에서 신인 그룹이 쏟아진다. 세계 음악 시장을 장악한 K팝의 영향력을 새 아티스트 수혈로 이어가려는 시도다. ‘금수저’를 물고 나온 신인들이 국내외 음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시작은 지난달 20일 데뷔한 JYP 새 보이그룹 킥플립이다. 킥플립은 2021년 방영된 SBS 오디션 ‘라우드’의 데뷔조(계훈, 아마루, 케이주, 동현)를 기반으로 비공개 연습생이었던 동화, 주왕, 민제가 합류한 그룹. 평균나이 만 18.3세(데뷔 기준)의 7인조다. ‘보드를 360도 돌리는 기술’이란 뜻을 가진 팀 이름처럼 발랄하고 당찬 청춘 이미지를 내세웠다.

뒤를 잇는 팀은 SM이 24일 선보이는 8인조 여성 아이돌 그룹 하츠투하츠다. 창립자 이수만이 완전히 떠난 ‘SM 3.0’ 체제에서 처음으로 데뷔하는 그룹이자 에스파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SM 연습생으로 있었던 지우, 유하를 비롯해 한국 국적인 주은, 에이나, 이안, 예온과 한국과 캐나다 이중 국적의 스텔라, 인도네시아에서 온 카르멘이 속했다. 카르멘은 대형기획사에서 데뷔하는 첫 인도네시아인 멤버로 현지에서도 관심이 높다.

24일 데뷔하는 SM엔터테인먼트의 8인조 걸그룹 하츠투하츠다. SM이 에스파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신인 걸그룹이다. [사진 SM 엔터테인먼트]

데뷔 트레일러엔 청초하고 순수한 이미지가 담겼다. 에스파가 데뷔 시절 보여줬던 강렬한 퍼포먼스 티저와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팬들은 “요즘 스타일의 소녀시대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반응.

YG도 신인 그룹 전쟁에 가세했다. 양현석 YG 대표 프로듀서는 2025년 계획을 알리는 유튜브 영상에서 “데뷔를 기다리는 연습생들이 많다”며 “가칭 ‘넥스트 몬스터’가 지금 대기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넥스트 몬스터’는 지난해 데뷔한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에서 따온 이름으로 보인다. 만약 올해 새 보이그룹을 론칭한다면 트레저 이후 5년 만이다.

전통의 가요 3사 외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레이블에선 ‘아이브 소속사’ 스타쉽이 오는 3월 5인조 걸그룹 키키(KiiiKiii)를 출격시킨다. 스타쉽에서 신인 그룹을 론칭하는 건 지난 2021년 아이브 이후 약 4년 만이다. 하이브의 전신이자, 방탄소년단(BTS)을 배출한 빅히트뮤직은 수년 째 보이그룹 멤버를 찾는 글로벌 오디션 공고를 내고 있다. 빅히트뮤직의 마지막 그룹이 2019년 데뷔한 투모로우바이투게더이기 때문에 새 보이그룹 론칭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각 기획사가 앞다퉈 신인을 선보이는 건 현재 활동 중인 그룹들이 데뷔 4~5년차를 지나며 활동이 일정 궤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기존 그룹이 충분히 얼굴을 알렸고 어느 정도 육성의 시간을 거친 연습생들이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신인 데뷔 시기가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도 “가요 시장이 해외까지 확장되면서 기존 그룹의 해외 활동이 늘어나 기획사로서는 국내 시장에서 활동할 수 있는 신인을 선보일 필요성이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K팝 붐의 열기를 새 얼굴로 이어가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K팝 아이돌에 대한 호감이 형성된 외국 시장에서 신인도 일정 정도 인기를 확보할 수 있고, 그 중 BTS처럼 세계 음악 시장을 평정하는 팀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다. 따라서 새롭게 데뷔하는 그룹들은 애초부터 국내 시장은 물론 SNS 등을 통해 해외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는 마케팅을 펼친다.

한국의 아이돌 육성 시스템을 적용해 현지에서 ‘한국인 멤버 없는 K팝 그룹’을 키우는 흐름도 이어진다. 하이브는 지난해 데뷔한 미국 현지화 걸그룹인 캣츠아이를 잇는 하이브 라틴 아메리카 소속의 현지화 아이돌을 올해 하반기에 데뷔시키기로 했다.

21일에는 SM,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북미통합법인(SM&카카오 아메리카)과 영국 엔터사 문엔백이 함께 제작한 영국 보이밴드 디어 앨리스(dearALICE)가 데뷔한다. 문앤백이 영국에서 멤버들을 캐스팅했고, SM은 음악과 안무, 보컬 지도에 K팝 노하우를 제공했다. 카카오는 전반적인 지원을 맡았다. 멤버는 블레이즈 눈, 덱스터 그린우드, 제임스 샤프, 올리버 퀸, 리스 카터 등 5인조로 모두 영국인, 평균 나이는 21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