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왜 K리그에 진심이냐고요?"…맨유 출신 '린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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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 공격수 제시 린가드가 양손으로 자신의 이름 이니셜인 ‘J’와 ‘L’을 만드는 시그니처 포즈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FC 서울의 신임 주장 제시 린가드(33·잉글랜드)는 2025시즌 개막(15일)을 앞둔 K리그1에서 가장 화려한 이력의 스타 선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출신에, 2018 러시아월드컵에선 1골·1도움을 기록하며 ‘삼사자 군단’(잉글랜드)의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린가드가 지난 시즌 직전 한국행을 결정하자 일각에서 “축구를 빌미로 한국에 비즈니스 하러 온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실제 영국 언론도 “린가드는 패션 브랜드와 e스포츠팀, 레스토랑 등을 운영하는 사업가”라며 “연봉을 잉글랜드에서 받던 액수의 10분의 1 수준까지 낮춰 한국에 간 만큼 부족분을 다양한 사업으로 메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린가드는 이런 억측을 그라운드에서 해소했다. 시즌 초 짧은 적응기를 거쳐 단숨에 K리그 최고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수준 높은 플레이로 서울 공격 전술의 구심점 역할을 했다. 데뷔 시즌 26경기 6골·3도움. 이름값에 비해 좀 아쉬운 숫자이지만, 구단에선 “팀 공헌도는 숫자에 담아내지 못할 정도”라고 극찬했다. 4년 연속(2020~23년) 파이널B(7~12위)에 머문 서울은 4위로 지난 시즌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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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린가드는 올 시즌 FC 서울 주장을 맡아 선수단을 이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최근 일본 가고시마 전지 훈련장에서 린가드를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왜 이렇게 FC 서울에, K리그에 진심인가.” 질문을 듣고 씩 웃은 그는 “간단히 정리하면 축구에 대한 사랑이자 배고픔이다. 사랑하니까 잘하고 싶고, 그래서 더 진지하게 집중했다. 지난해 입단 직후엔 준비가 덜 돼서,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 팀을 승리로, 우승으로 이끄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서울과 (입단) 협상을 할 당시만 해도 일정 부분 비즈니스를 염두에 뒀던 건 맞다”며 인정하더니 “하지만 서울 유니폼을 입은 뒤 모든 걸 멈췄다”고 말했다. 그는 “(소속팀을 찾지 못해) 오랫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해 일단 축구에 전념하고 싶었다”며 “내 축구를 온전히 회복한 후에 모든 걸 다시 생각하자는 마음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패션이나 e스포츠 등에 관심이 많지만, 당장은 축구가 먼저다. 혹시나 축구 이외의 활동에 대해 궁금한 팬이 있다면, 일단 이번 시즌을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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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대표팀 시절 등번호 10번을 달고 득점포를 터뜨린 린가드. AP=연함뉴스

김기동 서울 감독은 “이번 겨울 두 차례 전지훈련(베트남 하노이·일본 가고시마)을 오가는 과정에서 린가드가 동료들과 똑같이 이코노미석을 이용했다”면서 “혹시나 불편할까 싶어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해도 좋다’고 허락했지만 ‘주장이 동료들과 따로 앉아서 갈 순 없다’며 고사하는 모습에서 팀과 동료들을 대하는 진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린가드는 이번 시즌 서울이 우승 후보로 꼽히는 데 기뻐했다. 그는 “프리시즌을 거치며 우리 선수들이 ‘더 잘해야 한다’는 배고픔과 목마름을 드러내 기쁘다”며 “지난 시즌 동료들은 가진 장점에 비해 자신감이 부족했다. 올해는 (문선민·김진수·정승원 등) 새 얼굴이 자신감과 승리의 열망까지 일깨웠다”고 전했다. 이어 “올 시즌 우리 팀 선수 구성이면 K리그에 못 이길 팀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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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시마 FC 서울 전지훈련 캠프에서 인터뷰에 나선 제시 린가드. 사진 송지훈 기자

린가드는 “맨유에선 ‘탁구를 하든 수영을 하든 상관없다. 우리 팀 엠블럼을 달고 뛰는 선수라면 무조건 이겨라’라고 가르친다”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경기 내용이 형편없어도 상관없다. 이겨라. 팬이 우리에게 바라는 건 그것 하나뿐’이라고 강조한 장면도 생생하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울 동료들에게도 똑같은 위닝 멘털리티를 심어주려고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린가드의 K리그행 이후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 루이스 나니(포르투갈), 마리오 발로텔리(이탈리아) 등 세계적 축구 스타의 K리그행 소문이 이어진다. 관련 질문에 그는 “내가 원한 게 바로 이런 부분”이라며 웃었다. 그는 “네임밸류 있는 선수들이 K리그에 들어올수록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커진다”며 “K리그와 한국은 진심으로 추천할 만한 도전 무대다. 축구와 팬은 물론, 문화와 친절한 시민들까지 모든 게 환상적”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제시 린가드

◦ 출생 : 1992년 12월 15일 영국 워링턴
◦ 체격 : 1m79㎝·72㎏
◦ 포지션 : 공격형 미드필더, 윙어
◦ 소속팀 : FC 서울
◦ 전 소속팀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노팅엄 포레스트(이상 잉글랜드·임대 제외)
◦ 등 번호 : 10번
◦ A매치 기록 : 32경기 6골(잉글랜드)
◦ 주요 이력 : 2018 월드컵 본선 출전
◦ 별명 : 김기복(감정 기복을 줄이라고 김기동 감독이 붙여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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