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이산가족면회소 철거…금강산의 남한 시설 다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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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화해 상징’으로 지난 2008년 완공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전경. [사진 통일부]

정부가 금강산 관광지구 내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무단 철거하고 있는 동향을 파악했다며 즉각 중단을 촉구했다. 이는 금강산에 남아있는 사실상 마지막 남측 시설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성명을 통해 “정부는 이산가족 상시 상봉의 염원을 담고 있는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철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정부는 남북이 합의해 설치한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북한이 일방적으로 철거하고 있는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이러한 철거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어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철거는 이산가족의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며 “북한의 일방적 철거행위는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이번 사태로 인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 당국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정부는 이와 관련된 법적 조치,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연말부터 면회소 철거에 착수해 현재 건물 외벽타일을 뜯어내는 등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본관 외에 부속 건물의 벽을 허무는 동향도 포착됐다고 한다.

정부 소유인 이산가족면회소는 2003년 11월 제5차 남북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2005년 8월31일 착공됐다. 모두 512억원을 투입해 지하1층, 지상12층으로 2008년 7월 완공했지만, 고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정식 개소식은 열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2009년 9월, 2010년 10~11월, 2014년 2월, 2015년 10월, 2018년 8월 등 모두 5차례에 걸쳐 이산가족상봉이 이뤄지는 등 인도주의 교류 장소 역할을 해왔다.  이때도 1~2층만 임시로 사용됐다.

이번 조치는 김정은의 ‘적대적 두국가론’을 행동에 옮기는 차원으로 보인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같은 해 10월 금강산을 시찰하면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2022년부터 남측 기업 소유인 해금강호텔, 금강산 골프장 숙소, 온정각,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고성항 횟집, 온천시설 등이 해체됐다.

또 지난해 4월과 12월에는 정부 자산인 소방서, 아난티 골프장 클럽하우스 건물이 각각 철거됐다. 면회소마저 철거하면 금강산 지구에는 남측 시설이 사실상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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