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만화 종주국 일본에 한국 웹툰 띄운 라인망가 “비결은 생태계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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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도쿄시 라인 프렌즈 스퀘어에 마련된 ‘입학용병’ 팝업 스토어. [사진 네이버웹툰]

지난 11일 오후 일본 도쿄 중심가 시부야에 있는 라인 프렌즈 스퀘어에 일본 만화팬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웹툰 ‘입학용병’ 팝업 스토어에 방문하기 위한 사람들이었다. 학원 배틀물 입학용병은 2021년 9월 네이버웹툰의 일본 플랫폼 ‘라인망가’에서 연재를 시작한 뒤 2023년과 지난해 인기 랭킹 1위를 차지한 한국 웹툰이다. 팝업 스토어에서 만난 일본인 대학생 아미(21)는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너 요즘 라인망가 뭐 봐?’ 묻는 게 평범한 일상 대화”라고 말했다.

라인망가 운영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LDF)가 웹툰으로 팝업 스토어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나카 타이키 라인프렌즈MD 겸 프로젝트 매니저는 “입학용병이 누적 페이지뷰(PV) 일본 6억 회, 글로벌 15억 회를 넘긴 메가히트 작품이기 때문에 팝업 스토어를 기획할 수 있었다”며 “목표 매출은 5000만 엔(약 4억7000만원)으로, 한국 아이돌 팝업 스토어와 비슷한 수준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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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망가 운영사인 라인디지털프론티어 김신배 대표. [사진 네이버웹툰]

라인망가는 최근 일본 디지털 만화 플랫폼 1위로 올라섰다. 김신배 LDF 대표는 12일 기자 간담회에서 “지난해 1월 31% 정도였던 (일본 앱마켓) 점유율이 올해 1월 50%를 넘겼다”며 “유료 콘텐트, 광고, 그리고 지식재산(IP) 비즈니스 사업 영역이 모두 큰 폭으로 성장해서 (동일 환율 기준) 전년 대비 25% 매출 성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LDF는 라인망가의 성장 원동력으로 일본 내에 구축하고 있는 창작 생태계를 꼽는다. 김 대표는 “4년 전부터 현지 스튜디오 및 작가들과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일본에서 웹툰 작품을 제작·공급 받을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스튜디오 넘버나인의 웹툰 IP ‘신혈의 구세주’, 라인망가 아마추어 플랫폼을 통해 만들어져 TV 및 극장판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된 IP ‘선배는 남자아이’ 등이 팬층을 두텁게 만든 현지 생태계 합작품으로 꼽힌다.

일본은 전 세계 만화 시장 수익의 3분의 1을 차지(한국저작권위원회)하는 전통적인 만화 종주국이다. 웹툰 등 디지털 만화 분야는 10여 년 전부터 라인망가, 카카오 픽코마 등 한국 플랫폼이 현지에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읽는 문화’를 정착 시키며 잠재력을 키워왔다. 일본 스튜디오 넘버나인의 고바야시 타쿠마 대표는 “스마트폰으로 만화를 처음 접한 어린 세대가 성장했을 때 이 시장이 어떨지 정말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신배 대표는 “우리가 이 시장 전체를 키울 수 있다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다”며 “아마추어 플랫폼과 작가·콘텐트에 대한 투자는 투자수익률(ROI)과 상관없이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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