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트럼프, 남다른 ‘건설 마인드’…국내 건설·전력기업들 바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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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이 현실화하면서 자동차·반도체·철강 등 산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하는 가운데, 사업 기회가 오히려 확대될 것을 기대하는 분야가 있다. 미국 내 인프라 투자 확대로 건설·전력기기 분야가 대표적이다.
13일 산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내 노후한 인프라 시설에 투자를 늘리겠단 방침을 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정부 투자기금을 설립해 고속도로·공항 등 인프라 사업이나 의료 연구 등 ‘위대한 국가적 사업’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건설 장비 업계는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은 지난 10일 기관투자자 설명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인프라 투자가 실현되면 건설 장비 수요에 긍정적일 것”이라며 “두산밥캣은 미국 내 생산 비중이 높아 보호무역 기조에서도 유리한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밥캣의 지난해 북미 매출 비중과 생산 비중은 각각 74%, 67%였다. HD현대인프라코어와 HD현대건설기계도 올해 북미·유럽 시장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25%, 14%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전력기기 기업도 미국 내 전력 인프라 교체 흐름을 기회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미국 에너지부(DOE) 조사에 따르면, 미국 대형 변압기의 약 70%가 설치된 지 25년이 지나 노후한 것으로 나타났다.
DEO는 지난달 16일 8개 전력회사의 전력망 현대화 사업에 229억2000만 달러(약 33조2480억원)의 대출을 보증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5000억 달러(약 725조원)를 투자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12년부터 한국산 수입 변압기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있긴 하다. 이에 국내 전력기기 업계는 미국 현지 생산을 늘려 관세에 대응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 증설에 1850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30%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1000억원을 투입해 경남 창원 공장과 미국 테네시주 공장을 증설한 효성중공업은 올해도 현지 공장 추가 증설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명예교수는 “트럼프는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마약 문제 등 비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 수단으로 관세를 사용하고 있다. 어떤 분야에, 어떤 목적으로 관세를 부과하는지 면밀하게 분석해서 그에 맞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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