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밸류업 딜레마 빠진 삼성화재…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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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이 삼성화재를 자회사로 편입하는 절차에 나선다. 13일 삼성생명은 이날 금융위원회에 삼성화재 자회사 편입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신청서를 받은 금융위는 금융감독원을 통해 승인 여부를 심사할 계획이다. 법상 심사 기한은 최대 3개월이 원칙이다. 승인은 금융위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재무 건전성 등을 검토한 뒤, 자회사 편입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삼성화재의 자회사 편입에 나선 배경으로는 삼성화재가 상장 보험사 처음으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영향으로 풀이된다.
삼성화재는 전날 실적발표회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 주주총회 이후 4월 중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2028년까지 주주환원율을 50%로 확대하고, 자사주 보유 비중을 현재 15.9%에서 5%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상장사가 자사주 비중을 낮추면 발행 주식 수가 줄기 때문에 주가에 긍정적이다.
문제는 발행 주식 수가 줄면서 기존 주주들의 삼성화재 지분율이 올라간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은 현재 삼성화재의 지분 14.98%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화재의 자사주 비율이 5%까지 낮아지면 삼성생명 지분율이 16.93%까지 올라갈 수 있다.
현행 보험업법상 보험사가 다른 보험사의 주식을 보유할 경우 지분율이 15%를 넘을 수 없다. 15%을 넘기면, 초과분의 주식을 팔거나 자회사로 편입해야 한다. 삼성생명이 금융위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받아야만 삼성화재 지분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재 삼성생명은 삼성카드와 삼성증권을 자회사로 갖고 있고, 삼성화재는 별도 법인으로 남아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주가 부양을 위해서 삼성화재가 자사주를 소각했는데, 삼성생명이 지분을 팔면 반대로 다시 주가에 악영향을 준다”면서 “이 때문에 차라리 자회사로 편입해 법률 위반 이슈를 조기에 해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이사회 중심의 경영구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삼성화재의 입장이다.
구영민 삼성화재 경영지원실장(CFO)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 콜에서 “삼성생명 자회사로 편입되더라도 사업 운영과 기업 거버넌스 측면에서 현재와 마찬가지로 사업을 영위할 것이고 변경될 사항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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