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키워드는 딱 5개, 세계 흔든 '트럼프 스톰' 읽는 법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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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트럼프 월드'가 돼 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글로벌 관세 폭탄', 신팽창주의, 우크라이나·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두 개의 전쟁' 종식 중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한 달 만에 거침없는 행보로 세계를 뒤흔들고 있다. 그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취임 후 불과 한 달 만에 서명한 행정명령만 65건으로 집권 1기 당시와 비교해 5배에 이른다.
트럼프의 지난 한 달을 가장 충실하게 전한 미 언론을 꼽으라면 단연 보수 성향 방송 폭스뉴스다. 트럼프는 지난달 취임 후 첫 인터뷰도, 최근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과의 첫 공동 인터뷰도 자신이 편애하는 폭스뉴스와 가졌다. 트럼프의 둘째 며느리 라라 트럼프는 이달 말부터 폭스뉴스의 주말 프로그램 진행도 맡는다. 폭스뉴스가 조명한 트럼프의 지난 한 달을 5가지 키워드로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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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①트럼프발 글로벌 관세 폭탄
"자동차·반도체·의약품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다."(트럼프의 지난 10일 폭스뉴스 인터뷰 중) 트럼프는 이런 입장을 재확인한 지 8일 만인 18일 이들 각각에 대한 관세가 최소 25%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와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최대 수출품으로 한국에도 타격이 있을 전망이다.
우방국도 봐주지 않는 트럼프의 '글로벌 관세 전쟁'은 지난 1일부터 본격 막이 올랐다. 그는 이날 멕시코와 캐나다에 각각 25%,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들 국가가 펜타닐 등 마약류 단속을 소홀히 해 미국에 해를 끼친다는 게 명분이었다. 이후 캐나다와 멕시코엔 관세 부과 시점을 30일간 유예했지만, 대중국 추가 관세는 강행했다. 트럼프는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도 25% 관세 폭탄을 예고했으며, 지난 13일엔 '상호 관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기 때보다 관세 전쟁 속도와 강도가 세졌단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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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0일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②트럼프의 신팽창주의
폭스뉴스는 지난달 14일 북극에 인접한 그린란드를 찾아 주민들을 인터뷰했다. 트럼프가 취임 전부터 군사력 동원까지 시사하며 그린란드 소유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폭스뉴스조차 "우리가 만난 대부분의 그린란드 주민들은 트럼프의 발언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취임 후 팽창주의 행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캐나다에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고 압박했고,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바꾸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파나마운하 운영권을 회수하겠다"는 트럼프의 압박에 파나마 정부는 지난 5일 파나마 운하를 지나는 미 정부 소유 선박에 통행료 면제를 결정했다. 트럼프는 지난 4일엔 가자지구를 점령·개발하겠다는 구상으로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를 두고 "트럼프의 부동산 개발업자 본능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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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눈독 들이고 있는 그린란드. 로이터=연합뉴스
③두 개의 전쟁 종식 서막
트럼프가 정한 우크라이나 종전 데드라인은 부활절인 오는 4월 20일로 전해진다. 종접 협상을 위해 미·러 양국은 지난 18일 첫 고위급 회담을 한 데 이어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곧 만나겠다고 했다. 폭스뉴스 앵커 로라 잉그러햄은 이날 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끝내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앞서 지난 1월 15일 타결된 가자 전쟁 휴전 협상도 "트럼프가 한 방에 해결했다"는 평이 나왔다.
그러나 이들 종전 추진 과정에서 '트럼프식 제국주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우선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은 우크라이나와 유럽국들이 사실상 배제돼 '당사국 패싱' 지적을 받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반발 중이다. 트럼프의 '가자 구상'은 종전에 변수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휴전 2단계 협상이 미뤄졌고, 트럼프가 가자 주민들을 이주시킬 국가로 지목한 중동 국가들은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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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만나 대화하는 모습. AP=연합뉴스
④'트럼프식 탑다운' 외교
트럼프는 2기에서도 '탑다운(Top down)' 방식의 의사 결정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 4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가자 구상'을 내놨듯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도 푸틴과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트럼프와 정상회담을 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각각 안보 동맹 강화와 교역량 확대 등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도 다시 대화하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고 있다. 그러나 존 한나 미 유대인 국가안보연구소 선인염구원은 최근 폭스뉴스에 "트럼프는 1기 때 외교 노력에도 북한의 핵 프로그램 진전을 막는 데 실패했다"고 평했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2018~2019년 싱가포르와 하노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지만 '빈손'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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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김정은이 지난 2018년 싱가포르에서 만났을 때의 모습. AP=연합뉴스
⑤바이든 정부 뒤집기
트럼프의 '조 바이든 정책 지우기'가 미 사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3일 폭스뉴스엔 트럼프의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기를 옹호하는 마이크 곤잘레스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의 기고 글이 실렸다. "이는 트럼프의 공약이자 트럼프 지지자들의 요구였다"는 게 글의 요지다. 트럼프가 취임 첫날 DEI 정책 폐기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메타·아마존·구글 등 주요 빅테크 기업은 줄줄이 DEI 프로그램을 폐지하거나 축소했다. 트럼프는 성전환자 신병 모집 중단과 성전환자들의 교내 여성 스포츠 경기 참가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의 해고 칼바람에 지금까지 짐을 싼 공무원은 약 1만 명으로, 이는 '딥스테이트(기득권 관료집단)' 청산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다. 또 트럼프가 취임 첫날 불법 이민을 차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이후 미 전역에서 체포된 불법 이민자는 1만4000여 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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