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도 떠나는데, 국힘 대책이란게 "그래도 이재명은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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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3일 국회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중도층 지지율이 빠진다’는 질문에 “여론조사 결과에 나타난 지표에 대해선 인정하고 겸허히 수용한다”면서도 “한 번의 여론조사로 추세를 평가하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중도 확장 필요성이 있다’는 지적엔 “제가 원내대표 취임 이후 우리 당은 수도권·청년·중도 중심 정책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헌법재판소의 편향성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내란죄 수사권 논란, ‘영장 쇼핑’ 의혹 등을 부각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취재진 질문은 주로 국민의힘의 ‘중도 확장 의지’에 초점이 맞춰졌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중도층의 보수 지지 이반 현상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21일 발표된 한국갤럽 2월 3주차 조사에서 ‘현 정권 교체, 야당 후보 당선’을 원한다는 답변은 53%, ‘현 정권유지, 여당 후보 당선’을 원한다는 답변은 37%로 양자 간 차이는 16%포인트였다. 한국갤럽이 해당 조사를 처음 실시한 1월 3주 이래 가장 많이 벌어졌다. 2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중도층의 정권교체 여론은 55%로, 정권 재창출 여론(29%)을 압도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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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정 국정협의회 첫 회의가 20일 오후 국회 사랑재에서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은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외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김성룡 기자

중도층의 보수 이반 경향이 보이면서 국민의힘에서도 전략적 움직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23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이 외려 중도층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대로 그냥 두면 우리 당이 위험하다”고 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보수가 정신 차리지 않으면 중원은커녕 안방까지 내줄지 모른다. 기울어진 운동장 정도가 아니라 구석으로 내몰린 운동장이 될 것”이라고 썼다.

이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래도 이재명은 안 됩니다”라고 하는 ‘반(反) 이재명’ 정서를 확산시키거나 민생 당·정협의를 강화하는 식으로 중도 확장 노력을 병행 중이라고 한다. 이날 간담회에서 권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표의 상속세 개편 토론 제안에 대해 “인생 자체가 사기이고 범죄인 이 대표의 무례한 공개 질의엔 직접 답할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여권이 중도 확장에 미적거리는 데엔 윤 대통령 탄핵을 전제로 하는 조기 대선을 공개 언급하지 못하는 것이 근원적인 문제로 꼽힌다. 권 원내대표는 탄핵 심판 결과 이후의 당의 대책을 묻는 말에 “예단을 가진 질문엔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권 원내대표는 “(헌재에서) 기각이든 인용이든 결과가 나온 이후 공식 입장을 내겠다”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온 이후 당의 전략적 방향 전환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당 고위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내부 분열을 최소화하는 게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하다”며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당도 기민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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