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가속도 붙는 북-러 불법거래…‘종전 속도전’ 트럼프, 묵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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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러 간 무기 거래가 이뤄지는 현장으로 지목된 북한 나진항에 또 대형 선박이 입항한 모습이 포착됐다. 트럼프 행정부 들어 벌써 세번째다. 우크라이나전의 빠른 종전에 몰두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협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불법 거래를 일단 묵인하며 우선 협상을 어느 정도 고지까지 올리는 데 집중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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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나진항.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연합뉴스
2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 21일 미국의 상업 위성 ‘플래닛 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을 근거로 길이 110m의 선박이 나진항 북한 전용 부두에 선체를 밀착시킨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바로 앞에는 컨테이너 추정 물체가 100m 넘는 길이로 줄지어 있었다.
VOA는 “이 선박은 전날인 20일 나진항 북한 전용 부두 안쪽에 도착했으며, 다음 날 바로 옆에 위치한 부두로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선 나진항에 입항한 선박이 먼저 컨테이너를 하역한 뒤 바로 옆 부두에서 새 컨테이너를 실어 출항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고 전했다.
VOA는 또 “나진항의 대형 선박 입항은 트럼프 행정부 들어 세번째”라며 “부두에는 지난 1일 115m 길이의 선박이 입항했으며, 20일에도 또 다른 선체를 부두에 댔다”고 설명했다. “올해를 기준으론 지난달 10일을 포함해 총 4척의 선박이 다녀갔다”면서다.
해당 선박은 북한산 탄약, 포탄 등을 실고 러시아로 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의 종전 로드맵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종전 시 조금이라도 더 많은 영토를 확보하기 위해 막판 혈전을 벌이고 있다. 이같은 치열한 ‘땅따먹기식 전투’에선 보급품 확보가 핵심인 만큼 북한의 대러 지원에도 가속도가 붙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처럼 민간 위성이 포착한 장면을 미국 정부가 확인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 당시 백악관은 나진항을 북·러 무기 거래가 이뤄지는 주된 지점으로 특정했다. 북한 나진항에서 무기를 적재하고 출발한 선박이 러시아 극동 두나이항에 이를 내리고, 열차를 이용해 북한산 무기를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의 러시아군 탄약고로 옮긴다는 게 당시 백악관의 설명이었다. 미국이 주시하고 있는 곳이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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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위성 업체 플래닛랩스가 지난 21일 북한 나진항 부두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 길이 110m의 대형 선박(노란색 원 안)이 포착됐다. 플래닛랩스=VOA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 차원에서 별다른 문제 제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처음 만나 종전 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대형 선박의 나진항 입항은 그 이후 이뤄진 것이다.
이를 두고 ‘속도전’에 집착하는 트럼프가 일단 초반 협상에서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루기 위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상황에는 일단 눈감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로서는 큰 틀에서의 종전안 도출이 우선이라고 판단할 여지가 있다. 다만 최종 합의를 위해서는 파병된 북한군과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북한산 무기 공급 문제 등은 어떤 식으로든 다뤄져야 할 변수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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