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하얼빈 요정 김채연, 안방서도 금빛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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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얼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김채연은 여세를 몰아 사대륙선수권 정상까지 밟았다. [연합뉴스]

이달 초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채연(19·수리고)이 안방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메이저대회에서 또 한 번 수준급 연기를 선보이며 정상에 올랐다.

김채연은 23일 목동아이스링크에서 끝난 ISU 피겨 스케이팅 사대륙선수권대회에서 여자 싱글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프리 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8.27점과 예술점수(PCS) 70.09점을 받아 148.36점을 기록했다. 지난 21일 쇼트 프로그램 점수(74.02점)를 더해 총점 222.38점으로 포디움 맨 위에 섰다. 204.38점을 받은 브레이디 테넬(27·204.38점)과 200.03점을 기록한 사라 에버하트(19·이상 미국)가 각각 은메달과 동메달을 가져갔다.

사대륙선수권은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등 유럽을 제외한 4개 대륙 선수들이 경쟁하는 메이저 대회다. 한국인 선수 중에서는 2009년 김연아(35·은퇴)와 2023년 이해인(20·고려대)이 이 대회 여자 싱글을 제패했다.

김채연은 앞선 쇼트 프로그램에 이어 프리 스케이팅에서도 개인 최고점을 다시 썼다. ‘내면의 속삭임(Whisperers from the heart)’ 선율을 따라 첫 번째 과제인 더블 악셀과 트리플 루프를 완벽하게 뛰었고, 트리플 플립-더블 토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안정적으로 소화했다. 이어 후반부에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 트리플 러츠-더블 악셀 시퀀스 점프를 군더더기 없이 뛴 뒤 마지막 과제인 트리플 플립으로 이날 연기를 완성했다. 이번에도 어머니가 손수 지은 화사한 색감의 금빛 의상이 김채연의 연기를 더욱 빛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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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을 들고 기뻐하는 김채연. [연합뉴스]

김채연은 “국내에서 열린 메이저 대회에서 개인 최고점을 쓰고 금메달도 획득해 기쁘다. 엄마가 만들어준 드레스로 우승했다고 말할 수 있어서 더욱 뿌듯하다”면서 “올 시즌 많은 대회를 치르며 자신감이 붙었다. 이전까지는 ‘넘어지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이 앞섰는데, 최근엔 나 자신을 믿고 뛴다”고 말했다.

김채연은 최근 1년간 비약적인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지난 시즌 사대륙선수권 은메달과 세계선수권 동메달로 성인 무대에서 존재감을 알렸고, 올 시즌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과 사대륙선수권 연속 제패로 국제 경쟁력을 입증했다. 고교(수리고) 졸업반인 김채연은 일단 대학교 진학을 1년 미루고 각종 국제대회를 충실히 소화하며 내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에 대비할 계획이다.

“하루 이틀 쉬면서 체력을 보충한 뒤 다음 달 세계선수권 대비 훈련을 시작할 생각”이라 밝힌 김채연은 “오늘 경기 후반부 들어 왼쪽 종아리에 쥐가 나 스핀과 점프가 살짝 흔들렸다. 아쉬운 부분을 연습을 통해 가다듬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전날 열린 남자 싱글에선 이 대회 2022년 챔피언 차준환(24·고려대)이 은메달을 보탰다.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차준환은 쇼트 프로그램에서 점프 실수가 이어져 4위(79.24점)로 출발했다. 그러나 프리 스케이팅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185.78점을 받아 총점 265.02점으로 입상권에 이름을 올렸다. 금메달은 285.10점을 얻은 미하일 샤이도로프(21·카자흐스탄)가 가져갔고, 동메달은 245.01점의 지미 마(30·미국)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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