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명태균 “오세훈 청국장·장어집서 만나”…오측 “제2 생태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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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브로커 명태균씨가 옥중에서 여권 차기 주자인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을 상대로 연일 폭로전을 벌이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여론조사 조작·비용 대납 의혹을 고리로 두 시장을 표적으로 삼자 국민의힘에선 “2002년 대선 당시 김대업의 ‘병풍 조작’ 같은 여론몰이”란 반발까지 나왔다.

명씨는 지난 17일 창원지검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윤석열 대통령 공천개입 의혹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사건이 이송된 뒤 오세훈·홍준표 시장 고소를 예고했다. “시골에서는 돼지를 잔칫날 잡는다. 조기 대선이 확정되면 오세훈·홍준표를 사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고소하겠다”(지난 20일 입장문)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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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홍 기자

명씨는 오 시장의 경우 후원자인 김한정씨가 포함된 3자 회동을 포함해 2021년 1~2월 총 네 차례에 걸쳐 오 시장을 만났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김씨는 명씨에게 오 시장의 서울시장 선거 당시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2021년 2~3월 총 5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대납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또 오 시장 측이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는 등 사실상 여론조사 조작을 요청받았다는 게 명씨 주장이다.

이에 오 시장은 “명태균의 테스트용 1차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쫓아낸 후 어떤 부탁도 의논도 한 바 없다”고 부인했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선 “사기꾼의 거짓말”이라며 “거듭 강조하지만 3자가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고 직접 반박도 했다.

오 시장은 명씨를 만난 것은 두 번뿐이라는 입장이다. 이종현 서울시 민생소통 특보는 23일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이 옥중에서 오 시장을 중국집·청국장집·장어집에서 만났다며 식당 이름을 나열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2021년 여론조사 결과를) 누구에게 줬는지 본질을 흐리는 시도”라고 반박했다. 명씨 측 변호인이 지난 20일 라디오에서 “명씨가 오 시장과 ○○○이라는 중국집에서 만났고, 간장에 계란 반숙 전 단계 요리를 좋아했다. 청국장집과 장어집에서도 만났다”고 주장한 데 대해 ‘제2의 생태탕 기도’라고 하면서다.

홍준표 시장 역시 홍 시장 아들의 고교 동창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지난해 7개월간 대구시 서울본부 대외협력부장으로도 근무한 최모씨가 창원지검에 “공을 세워 정치를 하고 싶었다”며 총 11차례 여론조사를 의뢰했고, 비용 4600만원을 사비로 지급했다고 시인한 상태다.

홍 시장은 명씨와의 만남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페이스북을 통해 “명태균과 한 번이라도 만난 일이 있었어야 여론조작 협잡을 하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지난 22일엔 “나는 명태균 사기꾼에게 지난 대선후보 경선 때 여론조작을 당한 피해자일 뿐”이라고 했다. 홍 시장 측은 앞서 더불어민주당이 2014년 명씨가 사무총장인 단체가 주최한 ‘창조경제 CEO 아카데미 조찬회’에서 홍 대표가 축사하는 사진을 공개한 데 대해선 “홍 시장은 명씨와 따로 만난 적이 없고 대선 뒤 아들 부탁에 통화 한 번 한 게 전부라고 한다. 11년 전 지역 행사에서 마주친 걸 만남이라고 할 수 있나”고 반박했다.

반면에 명씨 변호인인 여태형 변호사는 중앙일보에 “홍 시장이 명씨와의 만남을 부인하고 있는데, 둘의 만남과 관련된 내용을 정리해서 공개할 예정”이라며 “명씨가 홍 시장과 함께 또 다른 유력 정치인까지 셋이 함께 만난 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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