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젤렌스키 "우크라 나토 가입하면 즉시 사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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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2월 23일, 러시아의 침공이 계속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2025년' 포럼 종료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크라이나. 2025년' 포럼은 2022년 러시아의 전면적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 3주년을 하루 앞두고 열렸다. EPA=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하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온다면, 내가 정말 이 자리에서 떠나기를 바란다면 나는 준비돼 있다"며 "조건이 즉시 제공된다면 나토와 그것(대통령직)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배제한 채 종전 협상을 시작한 상황에서 나토 가입을 '레드 라인'으로 설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은 종전 협상에서 최대 쟁점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종전 협상의 필수 조건으로 내세웠다. 또한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임기 종료 후 계엄령을 이유로 선거를 치르지 않고 불법적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가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젤렌스키 대통령을 "선거를 치르지 않은 독재자"라고 지칭해 우크라이나의 외교적 입지가 좁아졌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진짜 독재자였다면 기분이 상했겠지만 나는 독재자가 아니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라며 반박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단순한 중재자 이상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도록 안보 보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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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3주년을 앞둔 21일 사람들이 체코 프라하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광물 협상과 관련해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이날도 양국 당국자들이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이 협상은 종전 문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의 대가로 희토류 개발 지분을 요구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안보 보장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지난 3년간 제공한 원조의 대가로 5000억달러(약 719조2500억원) 상당을 요구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빚을 졌다는 생각을 거부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채무자로 만드는 어떤 형식도 최종 합의에 없을 것"이라며 "오늘 저녁부터 5000억달러 문제는 더이상 없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를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협상이 합의에 근접했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인 24일 열리는 정상회의가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아마도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13명의 지도자가 대면으로, 24명의 지도자가 온라인으로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앞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들도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군 정보총국장은 러시아군의 최전선 탄약 수요의 50%를 북한이 제공하고 있다며, 북한이 러시아에 170㎜ 자주곡사포와 240㎜ 다연장 로켓 발사 시스템도 대규모로 공급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미·러 종전 협상과 관련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영토 보전, 주권은 타협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율리아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제1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 영토에 약 3500억달러(약 503조4750억원) 상당의 중요 자원이 매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희토류 협상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차단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장관은 "해결책이 있고 대안이 있다"며 대응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총 267대의 드론을 동원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다며 "이란제 드론을 사용한 이래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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