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머스크, 美 연방공무원 230만명에 "성과 보고하라"… 정보수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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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공화당 지지자들의 행사에 전기톱을 들고 무대에 등장한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수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고강도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일론 머스크가 최근 연방정부 공무원 230여만 명에게 업무 성과를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 가운데, 정보 및 안보 부처 수장들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이번 대립은 트럼프 정부에서 '공동 대통령'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최고 실세' 머스크가 어디까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시험대"라고 보도했다.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머스크의 성과 보고 요구 이메일과 관련해 내부 문서를 통해 "FBI 인사들도 인사관리처(OPM)로부터 정보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받았을 수 있으나 FBI는 자체 절차를 통해 내부 검토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이메일에 대한) 답변을 보류해달라"며 "추가 정보가 요구될 때 이에 대한 대응을 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더힐 등 의회 전문 매체들이 보도했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역시 직원들에게 내부 메시지를 통해 "업무의 민감성 및 기밀 수준을 고려할 때 정보기관 근무자들은 인사관리처 이메일에 답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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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자리를 함께 한 일론 머스크. 로이터=연합뉴스

국무부 역시 머스크의 지시에 반대하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티보르 나기 국무부 관리 담당 차관 직무대행은 "어떤 직원도 자신의 지휘 체계 밖으로 자신의 활동을 보고할 의무가 없다"며 "국무부가 직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도 비슷한 방침을 내놓았다. 인사 담당 대행은 "국방부는 직원들의 업무 성과 평가를 책임지고 있으며 자체 절차에 따라 이를 수행할 것"이라며 직원들에게 머스크의 이메일에 답변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파텔 국장과 개버드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이른바 '트럼프 충성파' 인사로 분류된다. 나기 차관 직무대행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인사다. NYT는 이들의 내부 지시가 머스크의 요구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받은 머스크에 도전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부 기관에서는 상반된 지침이 내려와 혼란을 더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머스크의 지시에 따르라는 안내를 했으나, 산하 국립보건원(NIH)은 추가 지침이 있을 때까지 답변을 보류하라고 직원들에게 전달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내에서도 부서별 대응이 엇갈렸다. 일부 부서는 머스크의 이메일을 우주선 발사 등 성과를 홍보할 기회로 삼으라고 했지만, 다른 부서에서는 암호화되지 않은 방식으로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에 대한 보안 우려를 제기하며 구체적 지침을 기다릴 것을 권고했다.

앞서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머스크는 전날 OPM을 통해 연방 공무원 전체에게 '지난주에 무엇을 했습니까'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는 이메일에서 지난주 성과를 5개 항목으로 요약해 24일 11시 59분까지 보고하라고 지시하며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사임하는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입장을 함께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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