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산 반얀트리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 일부러 막았나…경찰 집중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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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부산소방과 경찰 소속 조사관들이 지난 16일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복합리조트 신축공사장 화재 현장에서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부산 기장군 반얀트리 호텔 화재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화재 당일 진행된 소방점검 때문에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졌는지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또 반얀트리 호텔 시공사가 구청으로부터 준공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허위 보고서를 제출했는지 대해서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반얀트리 호텔 소방점검 4일차에 불나…인명피해와의 연관성 수사 

부산경찰청은 24일 “반얀트리 호텔은 2월 11일부터 2월 18일까지 자체 소방점검 기간이었고, 점검 4일 차에 불이 났다”며 “소방점검 때 오작동 방지를 위해 스프링클러를 의도적으로 막았는지, 화재 감지기가 울렸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해 시공사 측의 책임 여부를 따져보고 있다”고 밝혔다.

시공사가 선정한 업체가 소방점검을 할 때 소방시설을 어떻게 조작했는지, 규정 위반 소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중앙일보 취재 결과 화재 사고 직후 소방시설 사진 등에 따르면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 헤드에 덮개가 있는 등 정상 작동을 할 수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과 국과수, 경찰 등이 합동으로 진행한 화재 감식 결과는 이번 주 중으로 나올 예정이다. 경찰은 화재 감식 결과에 따라 화재 원인을 명확히 한 뒤 책임 소재를 따져본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감식 결과가 나와야 화재 발생에 관한 책임자를 특정할 수 있고, 누구를 입건할지도 결정할 수 있다”며 “감식 결과가 나오면 중간 수사 결과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한 6명 화재 당시 지하서 작업…비상구로 대피했다면 살았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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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6명이 목숨을 잃은 ‘반얀트리 해운대 부산’ 신축 공사장 화재와 관련해 피해자 유족들이 22일 오전 부산 기장군 화재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와 관련한 진상 규명과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번 화재로 사망한 6명의 인부는 지하 3층과 지하 2층에서 작업 중이었던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화재가 발생하자 지하 2층에 있던 4명과 지하 3층에 있던 2명이 각각 1분간의 시차를 두고 엘리베이터를 탔다”며 “1층에서 내린 뒤 복도를 30m 정도 걸어가다 유독가스를 들이마시고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사망한 6명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전에는 지하 3층과 지하 2층에 연기가 거의 들어오지 않았다는 게 경찰 조사 결과다. 화재 감지기가 정상 작동했다면, 엘리베이터가 아닌 비상구로 대피했다면 생존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이 보이는 대목이다.

경찰은 반얀트리 호텔이 준공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감리업체가 허위 감리 보고서를 제출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준공 승인 후에도 두 달 가까이 800명의 인부가 투입돼 공사하고 있었는데 인명 사고 발생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주의 의무 위반, 안전보건법이 규정한 사항들을 다 살펴보고 책임 여부를 따져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2일 유족들은 화재 현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사고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중대 재해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또 시공사인 삼정기업과 삼정이앤씨, 시행사인 루펜티스의 공식 사과 기자회견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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