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서빙 로봇 시장 142조로 커지는데…한국 제품, 중국에 경쟁력 밀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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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식당에 흔하게 돌아다니는 서빙 로봇. 음식을 주문하면 사람 대신 로봇이 음식을 가져오고, 뷔페식당 그릇 수거도 로봇이 대신 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기면서 소상공인들은 인건비라도 아끼기 위해 로봇에 눈을 돌린다. 국내 서빙 로봇 제조사들도 이 기회를 노리고 있지만, 기술 경쟁력 측면에서 중국 업체들에 한참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산업연구원이 정부 연구용역으로 작성한 ‘2024년 서빙 로봇 산업경쟁력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서빙 로봇 경쟁력은 74.4점(만점 100점)으로 중국(91.9점)과 미국(76.6점)에 모두에게 크게 뒤처져 있었다. 연구원이 ▶기술 ▶제품개발 ▶국내 공급망 ▶생산 ▶마케팅 ▶시장지배력 등 6개 항목별로 국내 로봇 제조사들에 설문조사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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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연구개발(R&D) 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제품개발 지표에선 한국(92.5점)이 중국(81.3점)보다 앞섰다. 하지만 나머지 5개 항목에선 모두 중국에 밀렸다. 기술은 그나마 중국(95점)과 한국(93.8점)의 격차가 1.2점으로 적었다. 국내 공급망(18.7점 차이), 생산(33.8점), 마케팅(26.3점), 시장(36.2점) 등에서 격차가 컸다. 국내 시장에서도 국산 제품이 중국산에 밀린다는 평가다.

중국 기술기업들의 성장이 대체로 그렇듯, 서빙 로봇에서도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보조금 지원과 그에 따른 가격 경쟁력 확보가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중국 서빙 로봇 가격은 한국산과 비교해 약 20~30% 저렴한 편이다. 한재권 한양대 로봇공학과 교수는 “국제무역기구(WTO) 분쟁을 피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로봇 설비 투자 지원이나 자국 내 로봇을 얼마 팔았을 때 보상해주는 등 간접 보조금도 많다”며 “중국 로봇 기업들이 수익을 못 내던 창업 초기에 잘 버티도록 지원해준 게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국내 서빙 로봇 시장을 활성화한 선두주자도 국내 유통업체를 통해 들어온 중국 ‘푸두 로보틱스’였다.

글로벌 서빙 로봇 시장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노동력 부족, 비용 효율화 움직임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32년까지 996억4000만 달러(약 142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마켓리서치퓨처)이다. 국내에서도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의 구매 보조금 확대, 리스·렌탈 보증보험 및 할부 수수료 보조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 교수는 “한국도 국내에서 생산되는 로봇에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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