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구질구질한 스타일 아니다…임기 연연해 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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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5일 헌법재판소 법정에서 최후진술을 한다. 탄핵심판을 받는 대통령이 법정에서 직접 최후진술을 하는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 ‘운명의 날’을 맞는 윤 대통령의 심경과 관련, 윤 대통령의 최측근은 “워낙 민감해서 말 한마디, 단어 하나, 글자 하나조차도 조심스럽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측근은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윤 대통령을 접견하는 변호인단 중 한 명이다. 이 측근은 지난 22일 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과 최후진술에 관해 논의한 직후 중앙일보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탄핵이 기각돼야 한다는 대통령 생각에는 변함이 없나.
“당연하다. 대통령은 자신이 탄핵당할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부도덕했나? 권력을 탐했나? 그렇지 않다. (윤 대통령이) 탄핵에 주관적 거부감이 있다.”
옥중 근황은 어떠한가.
“의연하고 담담하다. 갇혀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분노와 화를 참고 있다.”
최후진술을 본인이 직접 작성하고 있나.
“그렇다. 최후진술은 원고를 토대로 법정에서 대통령의 입장과 생각을 정리해서 발표하는 거다. 이런저런 의견들이 대통령께 전달돼 있고, 그 가운데 당신이 고민해서 직접 고치고 다듬지 않겠나.”
우호적인 여론을 만들기 위해 임기 단축 등 파격적인 방안을 제시하나.
“글쎄, 어떤 얘기를 하면 (탄핵심판에) 플러스가 되냐, 마이너스가 되냐 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 이런 부분을 놓고 (윤 대통령과 변호인단이) 막상 논의하면 (의견이) 나뉘더라. 유리한 결론, 즉 탄핵 기각에 도움이 되고, 우리 지지자들이 흩어지지 않느냐 하는 부분이 참 어렵더라.”
계엄의 불가피성, 사회적 혼란에 대한 사과 등이 언급되나.
“짐작할 수 있는 얘기는 담기겠지… 계엄은 뭘 해보려 해도 도대체 안 되니까, 일 좀 하게 해달라는 거였다. 얼마나 (야당이) 깽판을 쳤나, 언론은 그런 패악질을 제대로 견제 내지는 비판하지 않아 그런 건 온데간데없고 마치 대통령만 이상한 일을 한 사람처럼 돼버렸다. 그런 부분을 충분히 얘기할 것이다.”
기각될 경우 직무에 복귀해 어떤 일을 하겠다고 약속하나.
“남은 기간의 정치 일정이랄까, 복귀 후 앞으로의 구상을 얘기한다. 어떤 큰 틀에서 방향을 제시하지, 구체적으로 어떤 워딩을 할지 등은 내가 지금 언급하기가 조심스럽다.”
하야설이 돌았다.
“윤 대통령이 하야하는 일은 없다. (야당의) 사악한 상상력이자 희망사항이다.”
‘질서 있는 조기 퇴진설’, 즉 임기 단축을 꺼낼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윤 대통령은) 구질구질한 스타일은 아니다. 이미 속내를 내비친 적이 있다. 윤 대통령이 이미(1월 15일) 체포영장이 집행되기 직전 ‘나라가 위기인데 2년반을 더 해서 무엇하겠느냐’고 말씀한 적이 있지 않으냐. 당시 아무도 이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 임기에 연연해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국가적 혼란에 대해 책임지겠다는 생각이다.”

조기 퇴진과 개헌이 최후진술에 담기는지 다시 물었다. 이 측근은 “모르겠다”고 했다. “아니다”라고 딱 잘라서 부정하지 않았다. 최후진술에 조기 퇴진과 개헌을 언급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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