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광주소방, 인명구조 중 파손한 현관문 배상…기부 문의도 잇따라

본문

17404535812179.jpg

화재 진압을 마친 소방관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본문과 무관함. 장진영 기자

소방당국이 인명 구조 과정에서 파손한 각 세대의 출입문 수리비를 배상하기 위해 손실보상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통상 불이 난 세대에서 화재보험을 통해 배상하지만, 세대주가 숨지는 등의 이유로 소방당국이 배상 책임을 떠안게 됐다.

25일 광주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오전 2시 52분쯤 광주 북구 신안동 한 빌라 2층에서 불이 났다. 불은 30분 만에 진화됐지만, 불이 난 세대에 거주하던 30대가 숨졌다. 소방당국은 안방 내 TV 인근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화재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건물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찬 것을 확인하고 주민 대피를 위해 건물로 진입했다. 소방대원들은 지상 4층 건물의 12가구 문을 일일이 두드려 대피를 도왔고, 집 안에 있던 주민 5명과 옥상으로 피한 주민 2명을 구조했다.

구조 과정에서 문을 두드려도 응답을 하지 않은 세대들도 있었다. 이에 소방대원들은 새벽 시간 주민들이 깊은 잠에 빠졌거나 연기를 마셔 구조가 필요한 주민이 있을 수 있다고 판단, 응답하지 않은 6세대의 현관문을 강제로 개방해 수색했다. 강제 개방한 세대에는 다행히 아무도 없었다고 광주소방본부는 전했다.

17404535813732.jpg

광주 빌라 화재. 사진 광주북부소방서

이후 주민들은 파손된 현관문과 잠금장치를 배상해달라고 소방당국에 요구했다. 보통의 경우 건물주가 화재보험에 가입했다면 해당 보험사에 수리비를 청구하는데, 이번엔 세대주가 숨졌고 다른 세대주들 또한 화재보험에 가입돼있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은 한국지방재정공제회가 가입한 보험사에 현관문 수리비와 진화로 인해 발생한 아래층 침수비용 등 1168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침수비용 660만원은 지급됐으나, 출입문 수리비 508만원은 보험 처리가 되지 않았다.

당국은 보험사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고 광주시 예산으로 배상하기로 했다. 다만, 심의위원회를 열어 출입문 수리비 508만원이 타당한지 등을 판단해 수리비를 지급할 계획이다. 소방 관계자는 “심의위는 빠르면 2주, 늦으면 한 달 내에 열릴 예정이다”고 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기부 문의도 잇따랐다. 시민들은 소방서에 전화를 걸어 “배상금을 대신 물어주고 싶다”, “평소에도 정말 고생하시는 소방관님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돕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되느냐” 등 기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소방 관계자는 “감사하게도 어제까지 14건의 후원 문의가 있었다. 일부 언론에서 소방당국이 배상에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도돼 연락을 주시는 것 같다”며 “배상을 위해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과정이며, 심의위를 통해 배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1,764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