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반도로 북상하는 아열대 곤충들…5년간 신종 2배 증가 “기후변화 증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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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에서 처음 발견된 아열대성 곤충 제주박각시살이고치벌.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아열대성 곤충이 최근 5년 동안 2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기후변화의 증거를 포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최근 5년(2020~2024)간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아열대성 곤충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신종·미기록종 아열대성 곤충의 발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신종은 전 세계에서, 미기록종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종을 말한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의 분석 결과, 처음 발견된 아열대성 지역 곤충은 2020년 17종에서 지난해 38종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신종·미기록종 곤충 중에 아열대성 지역 곤충의 비율도 ▶2020년 4% ▶2021년 4.4% ▶2022년 5% ▶2023년 6.5% ▶2024년 10.2%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오세아니아 사는 파리 제주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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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에서 처음 발견된 아열대성 곤충 부세티털보버섯파리.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특히 지난해에는 아열대성 기후에 서식하는 미기록종 후보 38종이 한반도 남부에서 발견됐는데, 이 중 21종은 제주도에서 최초로 확인됐다. 제주박각시살이고치벌(Macrostomionsumatranum), 큰활무늬수염나방(Hypenaperspicua), 노란머리애풀잠자리(Malladakrakatauensis) 등이다. 뉴칼레도니아 등 오세아니아 지역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부세티털보버섯파리도 제주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곤충은 온도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이동성이 강해 환경에 따른 분포 변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생물이다. 연구진은 “한반도로 북상한 종들이 아열대와 온대의 경계 지역인 제주도에서 주로 발견되고 있다는 사실은 기후변화의 영향 때문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안능호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는 “기후변화의 관문 역할을 하는 제주에서 기록되지 않은 아열대 곤충 발견이 늘어난 건 기후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라고 말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2006년부터 ‘자생생물 조사·발굴 연구’ 사업에 따라 한반도 곤충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를 수행 중이며, 2020년부터는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발견된 신종·미기록종 곤충 중 아열대성 곤충의 비율을 분석하고 있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곤충의 신규종 발굴뿐만 아니라 아열대성 곤충의 출현 상황 등도 지속적으로 관찰해 향후 관련 정책 마련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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