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22조원 쏟아붓는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6년 만에 첫 삽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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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24일 경기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을 착공했다. 사진 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122조원을 투자하는 경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계획 6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인접 지방자치단체와 용수·전력 사용을 둘러싼 갈등, 토지 보상 등으로 끝없는 반대와 지연을 겪다가 최근 용인시와 협력으로 속도를 냈다.
25일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일대 415만㎡(약 126만평) 규모 부지에 짓는 첨단 반도체 제조 팹(공장) 4기 중 1기 팹이 본격 착공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시대 수요가 급증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D램 메모리 생산 거점으로 조성된다. 2027년 5월 준공이 목표다.
인허가·보상으로 착공 4년 지연
클러스터는 반도체 공장(60만평) 외에도 국내외 50여 개 소재·부품·장비 업체용 협력화 단지(14만 평), 인프라 부지(12만 평) 등으로 조성된다. SK하이닉스가 9조4000억원을 투입하는 1기 팹 안에는 국내 소부장 협력사가 실제 생산 현장에 맞는 연구개발(R&D)을 할 수 있도록 첨단 반도체 장비를 갖춘 ‘미니 팹’도 들어선다. 반도체 제조는 물론, R&D와 생태계 육성 기능을 겸하는 종합 산업단지다.
지난 2019년 2월 SK하이닉스는 이곳에 차세대 반도체 생산기지를 짓겠다는 투자 계획을 밝혔고, 다음 달인 그해 3월 국토교통부 등 중앙 정부가 허가를 내줬다.
그러나 첩첩산중이었다. 공업용수를 끌어오는 데에서 여주시와 갈등, 정화 작업을 마친 하수를 방류하는 데에서는 안성시와 갈등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지원을 안 해주면 물길 허가를 안 내주겠다”고 5개월간 버틴 여주시장은 감사원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했다. 원삼면 주민들의 반대와 토지 보상 협상도 지난하게 이어졌다. 애초 2021년 짓기 시작해 2024년이면 1기 팹을 완성한다던 공사가, 2025년 2월에야 시작하게 된 배경이다.
日 비용 절반 사전 지급, 韓 ‘사후 세액공제’도 아직
그 사이 세계 각국은 ‘국산 반도체 제조’에 국력을 쏟았다. 특히 지난해 일본은 구마모토 현의 TSMC 반도체 공장을 단 22개월 만에 완공해 놀라움을 샀다. ‘365일 24시간 공사’를 벌였고, 일본 정부가 총비용(1조엔)의 절반에 가까운 4760억엔(약 4조5500억원)의 보조금을 현금으로 지급해 속도에 불을 붙였다. 한국은 대기업의 반도체 시설 투자액의 20%를 세액 공제하는 ‘사후 지원책’도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위기감에, 이번 1기 팹 착공은 뒤늦게 속도를 낸 결과다. 지난해 4월 SK하이닉스와 용인시는 ‘조기 착공으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자’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고, 시는 이후 ‘건축허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서둘렀다. 금요일이었던 지난 21일 용인시가 최종 인허가를 내자, 주말이 끝난 월요일에 SK하이닉스가 바로 공사에 돌입했다. SK하이닉스는 “총 4기의 팹을 순차 조성해 급증하는 AI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적기에 대응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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