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번엔 영주권 장사하겠다는 트럼프 "美 오려면 71억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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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뒤편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왼쪽) 보건복지부 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이 서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구리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조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철강ㆍ알루미늄 산업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위대한 구리 산업도 글로벌 기업들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며 “구리 산업 재건을 위해 상무부 장관과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구리 수입에 대해 조사하고 불공정 무역을 끝장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 수입을 긴급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3월 12일부터 적용이 예고된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25%도 이 조항에 근거해 이뤄졌다.
“구리 수입, 국가안보 영향 조사하라”
트럼프는 이날 행정명령을 통해 “구리는 방위 산업, 인프라, 청정에너지, 전기자동차, 첨단 전자제품 등 신흥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미국은 구리 공급망에서 상당한 취약성에 직면해 있으며 채굴ㆍ제련ㆍ정제 과정에서 해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구리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제련ㆍ정제 능력은 전 세계 제련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등 경쟁국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다. 1991년 사실상 0% 수준이던 미국의 구리 수입 의존도가 지난해 45%로 급증하면서 공급망 보안에 대한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번 행정명령에 따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미국의 구리 수입 의존도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지 여부 ▶그러한 위협을 완화하기 위한 관세ㆍ수출통제ㆍ인센티브를 포함한 권고 사항 ▶전략적 투자 및 인ㆍ허가 개혁을 비롯한 미국 구리 공급망 강화 정책 등 조사 결과를 담은 보고서를 270일 이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취재진 앞에서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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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수출 5.7억달러 韓도 영향권”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쿼터(수입 물량 제한)보다 관세를 선호한다”며 “세율은 조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무부의 조사도 착수하기 전부터 구리 관세 부과를 시사하는 듯한 뉘앙스였다.
2023년 기준 구리 수출국(정련동 기준) 순위는 칠레ㆍ페루ㆍ인도네시아 순이며, 한국은 13위로 기록됐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구리의 최대 공급국은 칠레(35%)와 캐나다(25%)다. 로이터 통신은 외국산 구리에 관세가 부과되면 정련동과 구리 제품의 최대 대미 수출국인 칠레ㆍ캐나다ㆍ멕시코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도 지난해 기준 구리 제품 5억7000만 달러 상당을 미국에 수출한 만큼 구리 관세 도입 시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젤렌스키와 28일 광물협정 서명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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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 신분이던 지난해 9월 27일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행정명령 서명 도중 취재진과 나눈 대화에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협의해온 광물협정이 오는 28일 공식 서명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미국에 온다고 들었다”며 “젤렌스키는 나와 함께 광물협정에 서명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매우 큰 거래”라며 “1조 달러(약 1433억 원)에 달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도 협상이 합의점에 와 있으며 28일 양국 정상이 서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500만 달러(약 71억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주는 ‘골드카드’ 판매를 약 2주 뒤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부자들이 이 카드를 사서 미국으로 올 것”이라며 “부자들이나 IT(정보기술) 회사들이 재능 있는 사람들이 미국에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돈을 낼 것”이라고 했다.
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법인에 최소 90만 달러(약 13억 원)를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기존 투자이민(EB-5) 제도는 폐지될 거라고 한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EB-5 프로그램을 두고 “난센스이자 사기였다. 싼값으로 그린카드(영주권)를 갖는 방법이었다”며 “우리는 EB-5 프로그램을 골드카드로 대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카드’ 영주권 장사 비판 전망
하지만 미국 정부가 부자들을 상대로 사실상 영주권 장사를 하려는 것이란 비판이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로 악명이 높은 러시아 재벌 올리가르히도 골드카드를 살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가능하다”며 “그들은 500만 달러를 낼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약 100만장을 팔 수 있을 것”이라며 “골드카드 100만장은 5000억 달러(약 716조 원)고, 만약 1000만 장을 판다면 5조 달러(약 7160조 원)”라고 말했다.
부자에 대한 미국 문호 개방 조치와는 반대로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은 더욱 강화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14세 이상의 불법 이민자를 대상으로 지문과 집 주소 등 개인 정보 제출을 의무화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최대 5000달러(약 716만 원)의 벌금과 6개월의 징역형에 처하는 제도를 추진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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