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젠 첨단 반도체로" TSMC 제3공장까지 공들이는 구마모토[日반도체 부활 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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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최첨단 반도체 공장 유치가 필요하다.”

지난 6일 구마모토(熊本)현청에서 만난 기무라 다카시(木村敬·50) 구마모토현지사는 “최근 TSMC 경영진을 만나 최첨단 기술을 사용한 제3공장 투자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반도체라는 작은 칩을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반도체를 사용한 다양한 산업으로 연결하기 위해” TSMC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제3공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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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구마모토현청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는 기무라 다카시 구마모토현지사. 김현예 특파원

지난 2021년 TSMC가 구마모토 진출을 결정하면서 구마모토는 급변했다. 양배추 밭과 당근 밭이 반도체 생산기지로 바뀌면서다. TSMC로 인해 구마모토로 몰려든 반도체 관련 기업만 62곳, 향후 10년간 11조2000억 엔(약 106조57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할 정도다.

기무라 지사는 TSMC 경영진을 만나 제3공장 투자 요청을 한 배경으로 ‘일본의 반도체 부활’을 꼽았다. 그는 “지난 30년간 일본은 대만과 한국에 뒤처져 있었다”며 “이 때문에 반도체를 사용한 산업이 일본에서 거의 성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AI(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원격 진료 등 반도체를 사용한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기 위해 최첨단 반도체 기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TSMC의 제1공장, 제2공장은 이미 자동차, 스마트폰 등 ‘현재 있는 산업’을 위한 공장”이라며 “만약 제3공장이 첨단 반도체가 된다면 2나노(1나노는 1억분의 1m), 3나노를 사용한 새로운 산업 일으키기, 미래산업 만들기에 구마모토가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기무라 지사는 제3공장 유치 가능성에 대해선 “TSMC 경영진이 말한 (유치 조건은) 제1공장과 제2공장이 원활하게 운영되고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 그리고 TSMC에 대한 지역 이해가 커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TSMC 공장 건설과 함께 시작된 도로 정체 문제 해결, 지하수 고갈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 등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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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말 가동에 들어간 구마모토 TSMC 제1공장 바로 옆으로 제2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토지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제1 공장이 1.5배 규모에 달하는 제2공장은 오는 2027년 말 가동을 목표로 건설되며, 일본 정부로부터 7320억엔(약 6조9900억원)의 지원이 이뤄진다. 김현예 특파원

TSMC의 대규모 투자에 따른 인력 부족 현상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저출산이 문제지만, 단순히 1000명(필요 인력)이란 숫자로 보면 그렇게 어려운 수치는 아니다”고 말했다. 구마모토대를 비롯해 2년제 현립 단기대,고등전문학교, 공업고 등에 반도체 과정을 개설하는 등 교육체제는 정비했지만,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겠다는 젊은이들을 확보해야 한단 것이었다.

기무라 지사는 “한국과의 협력”도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부과 우려와 관련해선 “TSMC의 제1공장과 2공장은 일본의 자동차와 스마트폰용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미·중 간 경제전쟁이 시작될 경우 휩쓸리지 않도록 일본, 대만, 한국이 연계해 아시아의 (반도체) 에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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