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윤, 잔여임기·개헌시기 구체적 언급 안 해…여권 “노태우 땐 개헌까지 4개월, 최대한 조속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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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5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후 변론에서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국민의 뜻을 모아 조속히 개헌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잔여 임기와 개헌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여권 인사들은 “생각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후진술에서 시기까지 언급하는 건 탄핵 기각의 조건으로 개헌을 내세우는 일종의 거래처럼 비칠 수 있어서”였다는 설명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난해 총선 이전부터 참모들에게 ‘87년 체제가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이라며 수차례 언급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측 인사들은 “개헌은 최대한 조속히 진행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히 “87년 6공화국 헌법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6·29선언 이후 공포 및 발효까지 걸린 시간이 4개월에 불과했다”는 게 여권 고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여야가 합의만 이뤄낸다면 연내에 개헌 국민투표를 한 뒤, 윤 대통령이 조기 하야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란 뜻이다. 대통령실도 26일 “윤 대통령의 개헌 의지가 실현돼 우리 정치가 과거의 질곡에서 벗어나길 희망한다”는 입장문을 냈다.

윤 대통령 탄핵 기각을 전제로 한 개헌 시나리오 중 가장 유력한 방안은 올해 말 혹은 내년 초까지 국민투표를 거쳐 ‘4년 대통령 중임제’ 개헌을 마무리한 뒤, 2026년 6월 대선과 지방 선거를 함께 치르는 방안이다. 그러면 윤 대통령의 임기는 11개월 단축되고, 대선·지방선거와 총선이 2년 간격으로 치러져, 행정부와 입법부에 대한 중간 평가적 선거가 주기적으로 열리게 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내 ‘탄핵 반대파’(반탄파)는 “진정성이 담겼다”고 반응했지만, ‘탄핵 찬성파’(찬탄파)는 평가를 피하거나 아쉬움을 에둘러 표현했다. 대표적인 반탄파인 홍준표 대구시장은 25일 저녁 윤 대통령이 최후진술을 마치자 페이스북에 “임기를 단축해 개헌과 정치개혁을 하겠다는 말씀도, 어느 정파와도 대화와 타협을 하겠다는 말씀도 진정성이 보였다”고 쓴 데 이어 26일에도 “늦었지만 대결 정치를 청산하겠다고 한 점은 높이 살 만하다”고 평가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26일 YTN라디오에서 “야당의 국정 마비와 안보·경제 상황에 대한 대통령의 위기감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됐다”며 “국민들이 대통령의 진심을 알 수 있었던 진술이었다”고 평가했다. 윤상현 의원도 페이스북에 “고뇌에 찬 심정을 이해하고 개헌과 정치개혁에 대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찬탄 입장을 보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심정적으로는 (윤 대통령을) 크게 이해한다”면서도 “선택한 수단은 무모하고 무리수였다”고 선을 그었다. 안철수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임기 단축 개헌을 하겠다는 선언이 돋보인다”면서도 “헌재의 어떤 결정도 따른다는 뜻을 밝히지 않았고, 통합과 화해의 메시지가 없었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마지막까지 거짓말과 궤변으로 일관한 윤석열은 구제 불능”이라고 말했다. 이어 “헌법과 법률을 지킬 의사가 없는 게 명백한 이런 자에게 또다시 군 통수권을 맡기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다”며 “(윤 대통령이) 다시 계엄하지 말란 법이 없고, 전쟁을 불사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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