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北당비서까지 만나줬다, 푸틴 극진대접…정작 北 조용,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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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방러 중인 이히용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만났다. 격을 따지지 않은 각별한 대우다. 다만 북한 대내외매체는 이런 환대 속에 이뤄지는 이히용의 방러 소식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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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리히용 당중앙검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6일 드미트리 아나톨리예비치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의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뉴스1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타스 통신,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푸틴 대통령이 크렘린궁에서 리히용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를 만났다”고 밝혔다. 면담은 크렘린궁에서 이뤄졌으며, 크렘린궁은 텔레그램을 통해 푸틴이 이히용을 맞이하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북한의 당 비서는 고위직이기는 하지만, 이를 고려해도 푸틴이 직접 만난 건 이례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히용은 군사, 경제 등 핵심 분야를 다루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날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이히용을 만났다. 그는 푸틴의 최측근으로, 러시아의 전직 대통령이기도 하다.
그런데 북한은 이런 극진한 대접을 대내 선전에 적극 활용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히용이 메드베데프와 만난 사실을 28일 보도했는데, 이히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따뜻한 인사를 전했다”라거나 메드베데프가 김정은에 “당과 국가를 영도하는 중대한 사업에서 보다 큰 성과를 이룩”하길 축원했다는 내용 정도로 간단히 다뤘다.
특별한 의미 부여 없이 사실관계 위주로 보도한 것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문제로 인한 내부 민심 동요 등을 의식한 것일 수 있다. 특히 통신은 메드베데프와 이히용의 면담 사실을 전하며 메드베데프가 “두 나라 영도자들의 적극적인 역할에 의해 러·조 관계 발전의 새 시대가 도래했고, 지난해에 체결된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은 국제법에 완전히 부합되고 변화되는 현실을 충분히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굳이 해당 발언을 공개한 건 군사적 불법 거래를 축으로 하는 지금의 북·러 밀착이 합법적인 것처럼 포장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조약의 합법성이 곧 파병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논리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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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러시아를 방문하고 있는 리히용 당중앙검사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6일 드미트리 아나톨리예비치 메드베데프 통합러시아당 의장을 만났다고 보도했다.노동신문=뉴스1
북한은 푸틴이 이히용을 만난 사실은 아직 보도하지 않았다. 메드베데프와 이히용의 면담 소식을 이틀 후에 보도했던 것처럼 푸틴과의 면담 소식도 시차를 두고 보도할 가능성이 있다. 크렘린궁도 자세한 면담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푸틴이 직접 북측 고위급 인사를 만난 만큼 김정은의 답방 문제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을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주도하는 종전 협상의 추이, 이에 따른 북·러 간 군사 협력의 향방 등에 대한 푸틴의 의견 표명이 있었을 가능성 역시 크다. 간접적으로 김정은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로 이히용과의 면담을 활용했을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진행되는 중에 푸틴이 보란 듯 이히용을 만난 것 자체가 미국과의 진영 대결에서 향후에도 북한을 활용하겠다는 대미 메시지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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