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시 빛가람동에 있는 한전 본사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한국전력이 지난해 8조3000억원 영업이익을 올리며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1374억원 규모의 주주 배당에도 나섰다. 하지만 200조원대 부채와 연간 4조원대에 달하는 이자 부담은 여전했다.

한전은 28일 ‘2024년 영업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94조13억원, 영업이익 8조348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전은 2020년 4조863억원의 흑자를 기록한 뒤 2021년(-5조8000억원)·2022년(-32조7000억원)·2023년(-4조6000억원) 등 내리 3년 연속으로 대규모 적자를 냈다.

한전은 “2023년부터 이어온 4차례 요금 조정으로 전기 판매 수익이 증가했고, 연료 가격 안정화와 자구 노력 이행으로 영업비용이 감소하면서 4년 만에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기 판매량이 0.7% 증가했고 판매 단가도 6.6% 증가해 매출 상승에 기여했다. 전기를 생산하는 데 원료로 쓰이는 석유·가스 등 가격이 안정적으로 움직인 게 이번 흑자 전환에 큰 몫을 했다. 실제 자회사 연료비는 4조4405억원, 민간 발전사 구입 전력비는 3조6444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2023년보다 6.6%(5조7818억원) 증가한 반면 영업비용은 7.7%(7조1087억원)이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2023년 4조7161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8조4645조원 흑자로 돌아섰다. 아울러 한전은 ▶전력시장 제도 개선(3조원) ▶업무비용 절감(7000억원) ▶성과급(123억원)·임금 인상분(23억원) 반납 ▶148명의 희망퇴직(60억원) ▶직원 복지 축소 등 고강도 자구 노력을 통해서도 별도 기준으로 3조174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흑자에도 2021년 이후 누적 영업적자가 34조7000원으로,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철저하고 속도감 있게 이행해 나가겠다”며 “전기요금의 단계적 정상화, 전력 구입비 절감 등 다양한 방안을 정부와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전은 이날 1347억원 규모의 현금배당도 한다고 공시했다. 배당률은 1.0%, 1주당 배당금은 214원이다. 한전이 주주 배당에 나선 것도 2021년 7806억원(배당률 4.5%) 이후 4년 만이다. 한전은 “재무위기에 따른 3년간의 장기간 무배당 시기에도 한전을 믿고 투자해준 투자자에 대해, 작은 규모이지만 이익 환원을 시행함으로써 주주권익 보호와 주주가치 제고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해 3분기 기준 204조원에 달하는 부채는 여전히 부담이다. 한전은 2023년 한 해 4조4500억원을 이자로 지급했는데,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의 이자를 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