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월 '악성 미분양' 11년만에 최대…수도권도 미분양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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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악성 미분양’ 주택이 2만3000가구에 육박했다. 11년3개월 만에 최대치다.
국토교통부가 28일 발표한 ‘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다 짓고도 팔리지 않은 준공 후 미분양, 이른바 악성 미분양이 18개월 연속 늘어 2만2872가구를 기록했다. 2013년 10월 이후 11년3개월 만에 가장 많이 쌓였다. 악성 미분양의 80%는 지방에서 발생했다. 대구(401가구), 부산(382가구), 경남(257가구) 세 곳에서만 한 달 새 1000가구 넘게 늘었다.
전국의 일반 미분양 주택은 7만2624가구로 전월 대비 3.5% 증가했다. 미분양 주택 10가구 중 7가구는 지방이지만, 증가율은 서울 41.3%(395가구), 경기도 16.8%(2181가구) 등 수도권이 더 높았다. 경기도(1만5135가구)는 특히 지역 경제가 타격을 입은 평택에서 미분양 가구가 크게 늘었다. 반도체 산업 불황으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공장 건설이 늦춰지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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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영 디자이너
미분양이 쌓이면서 인허가·착공도 줄었다. 1월 주택 인허가 물량은 2만2452가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전월보다 85.5% 감소했다. 주택 착공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7%, 전월 대비 84.4% 급감했다. 다만 수요가 많은 서울 아파트 착공은 1년 전보다 63.6% 늘었다.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는 3만8322건으로 전월보다 16.5% 줄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도 3233건으로 전월보다 11.6% 감소했다. 전월세도 전국적으로 7.9% 줄어 20만677건에 그쳤다.
정부가 지난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매입 등 지방 미분양 해소 지원책을 내놨지만, 시장은 여전히 차갑다. 지난 26일 부산에서 진행된 한 아파트 청약은 157가구 모집에 51명이 접수하며 경쟁률 0.32대 1로, 대량 미달 사태가 났다. 같은 날 대구에서 진행된 청약도 1순위 청약 경쟁률이 0.92대 1에 그쳤다.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이클의 저점을 알기는 어렵지만 미분양은 올해 가장 안좋을 것”이라며 “대외적 상황, 정치적 이슈, 경기 침체 등 여러모로 올해는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분양 주택수가 매달 늘고 있지만, 업황 전환에 시간이 오래 걸리는 건설업 특성을 감안하면 수요와 공급이 맞춰지는 과도기로 볼 수 있다”며 “신규 사업 추진이 줄고, 몇 년 뒤 분양 물량이 감소할 때까지 미분양 증가와 건설업 위기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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