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불나면 대형참사"…판교 주상복합 부실 시공 어떻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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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분당경찰서.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경기도 성남 판교역 인근 대규모 주상복합 건물이 방화 구획과 관련해 부실 시공·감리됐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공사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과 현장을 총괄 관리한 현장소장 A씨, 감리업자 B씨 등을 건축법 위반 혐의로 지난 5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송치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들은 입주 예정일을 맞추기 위해 주상복합 건물 안 124개 지점에 대해 방화구획을 적합하게 시공‧감리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방화구획은 화재 발생 시 불길과 연기가 번지는 걸 막기 위해 건물 내부를 일정한 단위로 구분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 건물 상가를 분양 받은 황모씨 등 40여 명은 상가 안 천장 15곳을 직접 뜯어본 뒤 14곳에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2023년 8월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건축법에 따르면 이 건물과 같은 대규모 건축물은 바닥·벽·지붕을 화재에 견딜 수 있는 내화(耐火)구조로 만들어야 하고, 바닥 면적 1000㎡마다 방화문 또는 자동 방화 셔터로 방화구획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이 건물에선 방화문‧셔터 상부와 위층 바닥 사이 공간을 그냥 덮어두거나, 배관 등이 지나는 틈을 내화충진재(방화구획을 설비하면서 생기는 틈을 막기 위한 자재) 등으로 메우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다. 천장을 직접 뜯어보지 않고는 맨눈으로 확인이 어려운 부분이다. 경찰은 시한 내 완공하기 위해 제대로 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하늘 법률사무소 해들 변호사는 “전방위적으로 방화구획이 시공되지 않아 사용 승인이 날 수 없는 건물”이라며 “미시공 또는 부실 시공된 부분을 통해 화염이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불이 나면 대형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고발된 현장소장 A씨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언급은 어렵다”면서도 “기한을 맞추려고 일부러 시공을 생략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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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화구획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진 경기도 성남 판교역 인근의 지하 8층, 지상 20층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 24일 취재진이 방문해보니 상가는 대부분 공실이었지만 오피스텔엔 입주민이 거주하고 있었다. 이아미 기자
이 건물은 지하 8층, 지상 20층 규모의 오피스텔 및 상가(판매시설) 용도로 지난 2022년 8월 준공 승인을 받았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경찰 수사와 민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상가에 대해서만 분리 폐쇄해서 보수 공사를 하겠단 입장이다. 하지만 오피스텔 등 건물 내 다른 구역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입주민 서모(88)씨는 “안 보이는 곳에서 방화구획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거동도 불편한데 불이라도 나면 어떡하나 불안하다”고 말했다.
건설업계의 고질적인 부실시공 문제가 또 불거졌다는 데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4일 화재로 6명이 숨진 부산 반얀트리 화재 사고와 관련해서도 방화구획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던 정황이 드러났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준공 승인 과정에서 감리자의 확인 부족, 시공사의 책임 회피, 행정기관의 서류 중심 승인 절차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건축 감리와 소방 감리를 교차 점검하도록 하거나,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실사를 나가는 등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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