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잼버리 오명 떨친다…전북, 서울 꺾고 올림픽 후보선정 대역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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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2025년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전북도가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로 선정되자 관계자들과 만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북특별자치도가 ‘88올림픽’ 개최 도시인 서울특별시를 제치고 ‘2036 하계올림픽’ 국내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올림픽 유치를 향한 전북의 뚝심과 ‘지방도시 연대’ 전략, 친환경 ‘K-컬처’올림픽 계획 등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북도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2025년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진행된 ‘2036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 선정 투표’에서 총 61표 중 49표를 얻어 서울(11표)을 꺾었다. 무효표는 1표였다.

이로써 전북은 88년 서울 올림픽 이후 48년 만의 하계 올림픽을 우리나라에서 열기 위한 도전에 나서게 됐다. 2년 전 잼버리 파행에 따른 질타를 넘어설 기회를 잡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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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대회 유치 후보 도시에 전북도가 선정된 후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전북도는 ‘지방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주장하며 88올림픽 성공 개최 경험과 각종 인프라를 강조한 서울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 “올림픽을 통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전북도가 유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강조한 것이 대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전북도가 내세운 ‘지방도시 연대’는 저비용 고효율의 올림픽을 치러 재정 낭비를 막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한다는 게 골자다. 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지향하는 올림픽 비용 절감에도 부합한다는 게 전북도의 설명이다.

전북도는 이를 위해 광주광역시(국제양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를 비롯해 대구(대구스타디움),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 5개 도시의 경기장 사용 승인 허가를 받았다.

‘세계를 맞이하는 전통과 미래의 향연’이라는 대회 컨셉도 맞아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옥마을이 위치한 전북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전통시장, 한국의 맛과 풍류 등을 내세워 ‘K-컬처’의 뿌리를 보여주겠다는 의지가 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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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영 전북지사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총회에서 2036년 하계올림픽대회 유치 후보 도시에 전라북도가 선정된 후 경쟁을 펼친 오세훈 서울시장과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이외에도 전북도가 서울을 제친 배경에는 정치권과의 힘을 합친 것도 한 몫을 했다. 김관영 전북지사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를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 10명에게 올림픽 유치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당시 김 지사는 국회의원들에게 대한체육회 대의원 명단을 공유하면서 최대한 많은 대의원들을 확보해줄 것을 제안했다. 당시 의원들은 명단을 보며 “이 대의원은 내가 잘 알고 있다”는 식으로 화답했다고 한다.

김 지사의 올림픽 유치에 대한 열정도 주효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7일 올림픽 유치 도전을 공식화한 뒤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대의원들을 설득해왔다.

전북 지역 국회의원들과 전북도 실·국장 등도 대의원들과 접촉해 전북의 매력과 올림픽 성공 가능성을 어필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김 지사는 “국내 후보도시 선정은 도민 덕분이다. 도민의 지지와 성원이 올림픽 유치의 동력이었다”며 “이제부터가 진짜다. 하계올림픽 최종 유치를 향한 도전의 길에 힘차게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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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2025년도 정기대의원총회에서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 국내 후보지로 선정된 전북도의 김관영 지사(가운데 흰옷)가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전북도는 문화관광체육부에 ‘국제행사 개최계획서’를 제출한 뒤 승인을 받으면 대한체육회와 함께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나서게 된다. 전북도는 국제 무대에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사우디·카타르 등과 경쟁하게 된다. 개최지는 내년 말 이후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시민과 체육 관계자, 함께 뛰어준 비수도권 연대의 힘이 컸다”며 “전주를 넘어 세계도시로 나아갈 수 있도록 올림픽 유치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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