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우)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좌).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설전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  “젤렌스키가 내가 원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을 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자택으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그는 계속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길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려면서  “나는 지금 당장 휴전을 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이 즉각 끝나길 바란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눴다. 푸틴도 전쟁을 끝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젤렌스키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회담을 가졌다.

그러나 두 정상의 회담은 시작 후 얼마 되지 않아 순탄치 않게 흘러갔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타협을 촉구했으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살인자와의 타협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격렬한 논쟁을 벌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미국에 감사하지 않는다”, “수백만 명의 목숨과 제3차 세계대전을 걸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젤렌스키 대통령은 회담 후 백악관을 떠났고 이날 예정되어 있던 광물협정 서명도 무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는 미국의 안전 보장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광물 협정에 미국의 안전 보장 내용을 포함시키길 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첫 내각회의에서 “우크라이나에 안전 보장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두 정상은 고성을 주고받으며 충돌했지만, 양쪽 모두 재협상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는 “그는 소중한 백악관에서 미국을 무시했다”면서도 “그는 평화를 원할 때 다시 올 수 있다”이라고 했다.

젤렌스키도 정상회담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에 감사한다. 대통령과 의회 그리고 미국 국민께 감사하다”면서 수습에 나섰다. 다만 충돌에 대한 사과는 거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과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우리는 매우 정직해야 한다. 우리가 나쁜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 없이는 러시아를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이런 상황은 양측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했다. 또 그는 “이는 안보 보장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우리는 평화를 위한 준비가 돼 있지만 강력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