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잘나가는 K리그 팀엔 날카로운 창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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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날려 슈팅을 시도하는 FC서울의 린가드(오른쪽). ‘스타군단’ 서울과 ‘군인구단’ 김천 상무의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연합뉴스]
프로축구 K리그1의 ‘연봉 킹’ 스타 군단과 ‘연봉 1000만원대’ 진짜 군인의 맞대결로 흥미로웠던 FC서울과 김천 상무의 경기가 무승부로 끝났다. 꽃샘추위에 발끝이 얼어붙은 듯, 양 팀의 해결사들이 침묵한 탓이다.
서울과 김천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시즌 K리그1(1부리그) 3라운드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나란히 승점 1씩 보탠 두 팀은 상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나란히 1승 1무 1패(승점 4)인 가운데 다득점에서 앞선 김천(4골)이 7위, 서울(2골) 9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캡틴’ 제시 린가드(33)는 2024시즌 연봉 18억2000만원으로 K리그 전체 1위였던 수퍼스타다. 린가드 외에도 기성용(36), 김진수(33), 문선민(33) 등 국가대표를 거친 스타 선수가 즐비하다. 반면 김천의 주축인 이동경(28), 이동준(28)의 연봉은 1440만원(상병 기준)이다. 물론 김천 선수의 낮은 연봉이 그들의 기량 때문은 아니다. 이들도 상당수는 국가대표 출신이고 전 소속팀에서 주전이었다. 다만 현역 군인(국군체육부대)이라서 일반 군인처럼 100만원 안팎의 월급을 받는다.
강한 압박 전술을 펼친 김천은 홈팀 서울을 상대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다만 중원 싸움이 길어져 후반 중반까지 단 한 개의 유효 슈팅도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후반 21분 서울 수비수 최준의 슈팅이 이날 양 팀을 통틀어 나온 첫 유효슈팅이었다. 여기에 체감기온 영하 3도(영상 6도)의 차가운 날씨와 푹푹 패는 잔디도 선수들의 플레이에 악영향을 미쳤다. 린가드는 전반 25분 잔디에 축구화가 걸려 쓰러진 뒤 한동안 발목 통증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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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3라운드 현재) K리그1 판도는 ‘확실한 해결사’를 보유한 팀들이 주도하는 분위기다. 선두에 오른 ‘돌풍의’ 대구FC가 대표적이다. ‘대구의 왕’이라 불리는 브라질 공격수 세징야(36)를 앞세워 개막 후 무패(2승 1무) 행진 중이다. 1989년생 세징야는 선수로는 황혼기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여전히 펄펄 난다. 세징야는 지난달 16일 강원FC와의 개막전(2-1승)에서 후반 추가시간 대포알 중거리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대구에서만 10번째 시즌인 세징야는 2라운드에선 페널티킥과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세징야에 상대 수비가 쏠린 사이 브라질 출신 라마스도 2골·1도움을 기록했다.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주민규(35)가 버틴 대전하나시티즌이 2승 1패(승점 6, 4골)로 2위다. 두 차례(2021·23시즌) K리그1 득점왕을 지낸 주민규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울산 HD에서 대전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이적과 동시에 대전의 해결사로 자리 잡았다. 포항 스틸러스와의 개막전에서 2골을 터뜨리며 3-0 승리를 이끌었고, 수원FC와 3라운드에서도 후반 막판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를 만들었다. 대전이 승리한 두 경기에서 모두 주민규가 골을 넣었다. 1990년생 ‘늦깎이 국가대표’ 주민규는 “레전드 공격수 출신 황선홍 감독님 지도를 받으면서 30대 중반에도 성장 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20골 이상 넣겠다”고 다짐했다.
1라운드에서 승격 팀 안양FC에 0-1 충격패를 당했던 디펜딩 챔피언 울산 HD는 스웨덴 출신 에이스 다리얀 보야니치(31)가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선두 경쟁에 합류했다. 울산은 2라운드에서 대전에 2-0, ‘현대가 더비’였던 3라운드에선 전북 현대를 1-0으로 각각 제압했다. 미드필더 보야니치는 결정적인 찬스에선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하지만, 주 무기가 날카로운 패스이다 보니 어시스트에 능하다. 보야니치는 대전전에서 2도움, 전북전에선 결승골을 각각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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